그녀의 이름은 화요일과 R&B의 ‘비’자를 합성해 만들어낸 이름이다. 데뷔 앨범을 내기 전까지는 박노미란 이름을 썼고 그 흔적은 같은 소속사의 물건 박효신의 데뷔 앨범에 참여했던 ‘애써’에서 확인할 수 있다.
클래식을 10여 년간 공부했던 그녀는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의 음악을 처음 접하고 그 환상적인 애드립에 반해 R&B를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고교 2년 때 MBC 라디오의 <별밤 뽐내기 대회> 연말 결선에서 이희진의 ‘용서’를 불러 대상을 차지하며 심사위원으로 참관했던 한 작곡가에 의해 발탁됐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그녀의 의지는 확고했으며 결국 클래식을 접고 실용음악과로 진로를 정했다. 그리하여 그렇게 역사는 시작된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Lie’가 인기를 끈 데뷔 앨범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R&B의 성찬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만든 곡들은 머라이어 캐리의 영향력이 너무나도 두드러져 멜로디와 애드립에서 많은 부분을 빚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비틀고 꺾는 고유의 기술은 감성과 하나되어 빼어난 감정이입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그녀를 보고 한국인 가수를 발굴하러 왔던 미국의 랩퍼 MC 해머(MC Hammer)는 “박화요비의 R&B 정도면 미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앨범에는 천둥으로 비오는 분위기를 잘 연출한 클립이 인상적인 ‘Lie’ 외에도 집에서 다림질하다 만들었다는 ‘여기까지만’과 계약한날 저녁 집에서 피아노를 치다가 만들었다는 ‘바램’ 등의 자작곡을 감상할 수 있고, 후속곡으로 인기를 모은 ‘그런 일은’, 탄력적인 음성으로 경쾌하게 노래하는 ‘Crazy love’, 그리고 마지막에는 드라마 <신귀공자>에 수록되어 많은 인기를 얻은 박효신과의 듀엣곡 ‘전설 속의 사랑’이 숨어 있다.
보기 드문 가창력으로 서울가요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그녀는
3534(윤희중)을 비롯, 윤상, 윤사라, 정연준, 이승환(The Story), 황성제등 호화 뮤지션들을 기용한 2집은, 분명 성숙한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1집을 답습한 모습도 보였다. ’운명’, ’고백’ 등 비트감이 느껴지는 곡들에 대한 소화력도 뒤지지 않음을 보여준 이 앨범에서 그녀는 반 정도의 곡에 참여하며 전작과 같이 싱어 송 라이터의 기질을 발휘하고 있으며 R&B라는 장르 안에서 나름대로 다양함을 고심했다.
앨범 발표 후 뮤지컬 <바람의 나라>에서 주연을 맡아 전국을 순회했던 그녀는 김현철, 윤종신과 <연인들을 위한 프로포즈>, 소속사 식구들과 함께 한
무대에선 이은미의 카리스마를 닮고 싶고 “R&B는 분위기에 따라 다르게 애드립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좋다”고 R&B에 대한 애정을 늘어놓는 그녀가 2002년 발표한 3집의 타이틀곡은 놀랍게도 이정봉의 히트곡 ’어떤가요’다. 가창력있는 모든 여성 가수들이 거의 한 번씩 노려보는 이 곡의 리메이크로 그녀는 원곡보다 더 뛰어난 리메이크 작이라는 평가를 얻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