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한 록의 기법이 다듬어지고 축적되어 결국 열반의 경지에 이르게 되는 이들의 블루스는 20세기 음악의 문법을 장악한 록을 탄생시킨 장르이며 고향을 그리는 흑인 노예들의 갈구와 타향살이의 절규를 승화시켜 소울과도 맥을 같이 하는 음악이었다. 신촌블루스는 그룹에서 활동하던 많은 가수들이 솔로로 독립하면서 수없이 많은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엄인호가 대들보로 있으면서 4장의 앨범을 통해 블루스라는 흑인 정서의 음악을 한국화 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부산에서 DJ를 했던 엄인호는 1979년 이정선, 이광조 등과 함께 트리오 풍선으로 데뷔했으며 주로 포크록 계열의 음악을 연주하다가 1986년 이정선, 이광조, 한영애, 고 김현식 등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신촌블루스를 탄생시켰다.
1988년에 발표한 이들의 1집은 정통 블루스를 하고 싶었던 이정선이 주축이 되었으며 엄인호의 ‘그대 없는 거리’와 ‘아쉬움’이 상당한 인기를 얻었으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이들의 공연이 성황리에 이어져 갔다. 다양한 조인트 형식의 세션을 가졌던 이들은 한영애가 빠진 자리를 김현식이 주도적으로 메우고 정서용, 봄여름가을겨울 등이 참여해 다음해 2집을 발표한다. 기존 블루스의 음악에 레게나 펑키, 재즈 등의 다양한 장르를 시시때때로 가미하며 장르의 합종연횡을 거듭했던 이들은 2집에서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 ‘환상’과 같은 곡에서 브라스를 배치했으며 ‘골목길’을 히트시키며 블루스계열의 음악을 주요한 트렌드의 하나로 격상시킨다.
3집부터 이들은 팀에서 기타를 담당했던 엄인호와 이정선은 음악의 견해 차이를 보여 헤어지고 2인자였던 엄인호에 의해 독자 노선을 걷는 신촌블루스 시대를 시작한다. 엄인호의 음악적 역량이 잘 표출된 이들의 3집에는 ’’90년대를 통해 보컬의 힘을 보여준 정경화, 이은미가 가세해 색다른 블루스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엄인호의 ‘향수’, 김현식의 ‘이별의 종착역’, 연주곡 ‘신촌, 그 추억의 거리’ 등에서 편안한 엄인호식 블루스를 표현하고 있다.
1994년 4집을 발표했지만 전국을 휩쓴 댄스 열풍으로 아무런 반응도 얻지 못한 이들은 현재 엄인호를 주축으로 잦은 교체를 보이는 멤버들과 공연 위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1991년
엄인호는 현재 2001년 5월 개봉을 준비중인 영화 <섬머 타임> 음악을 맡아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