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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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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타 베이커(Anita Baker)
데뷔/결성 : 1983년
활동시기 : 1980, 1990년대
솔로
- DATE : 2001/12 | HIT : 10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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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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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악기와 백인음악 요소를 받아들이면서 승승장구하던 1980년대 중반 흑인음악계에서 여성 싱어 아니타 베이커(Anita Baker)의 등장은 정통 리듬 앤 블루스의 부활을 예견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이 새로운 흑진주에 대한 평단의 시선은 찬사로 가득 찼으며 음반 판매량에서도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흑인 여가수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Sweet love’나 ’Giving you the best that I got’, ’Caught in the rapture’ 같은 노래들은 1980년대 성인 취향의 R&B 발라드의 전형이자 최고봉으로 우뚝 섰다.
아니타 베이커의 음악적인 뿌리는 로버타 플랙(Roberta Flack)이나 스모키 로빈슨(Smokey Robinson)같은 R&B 싱어는 물론 빌리 홀리데이(Billie Holiday)와 사라 본(Sarah Vaughn)같은 재즈 보컬의 거목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에서는 어반(Urban - 도시적 감각의 세련된 리듬 앤 블루스)과 동시에 재즈적인 분위기도 감지된다.
1958년 1월 26일 미국의 오하이오에서 태어나 교회 성가대에서 노래 실력을 연마한 베이커는 가수로 데뷔하기 이전 비서와 웨이트레스 생활을 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속담을 입증하듯 1970년대 후반 소울 보컬 그룹 챕터 에이트(Chapter 8)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프로 가수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마침내 1983년에 인상적인 솔로 데뷔 처녀작 <Sonsgstress>를 공개하여 비록 팬들의 사정권에 들지 못했지만 다음에 이어질 명반 <Rapture>를 잉태하게 한 모체(母體)로 작용했다.
3년의 기다림 후, 음악팬들은 1980년대를 통틀어 가장 멋진 흑인 음반 중의 하나를 접했다. 사랑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 <Rapture>는 그녀 자신에게나 팬들에게 앨범 제목처럼 진정한 환희였다. 첫 싱글이자 지금까지 그녀를 대표하는 곡 ’Sweet love(8위)’와 ’Caught in the rapture(37위)’, 최고의 가창력을 보여준 ’No one in the world(44위)’, 펑키(funky)한 ’Same ole love(44위)’ 같은 히트 싱글이 이어져 비평은 물론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싱글말고도’You bring me joy’와 ’Been so long’처럼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재즈 감성이 자연스레 흐른 곡들도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음반으로 그래미 최우수 리듬 앤 블루스 노래와 최우수 흑인 여성 가수상을 수상해 음악적인 면과 대중적인 면 모두에서 확실한 공인을 받은 이 미모의 여가수는 이듬해인 1987년에는 와이난스(Winans) 가(家)와 함께 ’Ain’t no need to worry’를 취입해 가스펠 분야에서도 그래미를 거머쥐었다.
1988년 말에 발표한 세 번째 LP <Giving You The Best That I Got>에서도 앨범 타이틀 ’Giving you the best that I got’과 ’Just because’가 싱글 차트 3위와 14위에 올라 다시 차트를 뒤흔들었다. 싱글 ’Giving you the best that I got’으로 1988년 그래미에서 다시 한번 최우수 리듬 앤 블루스 노래와 최우수 흑인 여자 가수상을 받은 아니타 베이커는 이듬해인 1989년에도 앨범 <Giving You The Best That I Got>으로 2년 연속 최우수 흑인 여자 가수상을 획득하는 기록을 달성하면서 1980년대 중반 이후 티나 터너(Tina Turner),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자넷 잭슨(Janet Jackson) 등과 함께 당시 최고의 흑인 디바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이렇게 거칠 것 없던 아니타 베이커도 새로운 음악 트렌드가 퍼져 가던 1990년대가 도래하자 서서히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시작했다. 힙합이나 뉴 잭 스윙 같은 당시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한층 더 전통적이고 복고적인 입지를 고수한 음반 <Compositions>와 <Rhythm Of Love>를 발표했기 때문에 1990년대 이후 그녀의 상업적인 후퇴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대중들의 선택과는 달리 그래미상 위원들은 1990년과 1995년도에도 아니타 베이커에게 R&B 최우수 여성 가수상을 수여하면서 자신의 길을 선택한 그녀의 손을 들어주었다. 18년 동안 초지일관(初志一貫), 오직 한 길을 걸어온 아니타 베이커는 1994년의 <Rhythm Of Love> 이후 새 음반 소식이 없다. 1980년대 그녀의 궤적을 간직하고있는 사람들은 그녀의 컴백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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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2 소승근(gicsuck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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