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중계실이란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정홍택이 처음과 끝이 한결같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준 이름 어니언스는 처음에는 혼성 그룹이었지만, 얼마 후 윤혜경이 결혼으로 물러서고 듀오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대중 음악의 새로운 주자들로 떠오른 통기타 그룹들은 곧 헤게모니를 장악했고 주로 사랑에 관한 노래를 부르던 어니언스는 당시 수 없이 등장한 통기타 발라드 계열의 뮤지션들 가운데에서도 선두에 섰다.

앨범을 내기 전부터 김정호 작곡의 ‘작은 새’라는 창작 곡으로 인기를 얻던 이들은 1973년 데뷔 앨범에서 ‘작은 새’를 시작으로 ‘사랑의 진실’, ‘외길’, ‘편지’ 등을 몰아서 히트시켰다. 이 중 아직까지도 애창되고 있는 레퍼토리의 하나인 ‘편지’는 작사가 김미선의 가사를 받은 후 고심하던 임창제가 녹음 전날 기획자의 독촉에 못 이겨 즉흥적으로 부른 것을 기획자의 소형 녹음기로 녹취해 순식간에 만든 일화가 있다.

1974년 두 번째 앨범에서도 ‘누나’, ‘돌에 핀 꽃’, ‘몰라주네’ 등을 히트시킨 이들은 당시 리사이틀이라고 부르던 라이브 공연을 성황리에 진행했다. 특히 여학생들에게 이수영의 인기는 절정에 달해 간혹 임창제의 입지를 약하게 만들기도 했다.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떠오른 이들은 1974년 개봉했던 영화 <그대의 찬손>에 주연급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도 역시 대마초 파동의 소용돌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당시 새로운 음악적 패턴을 제시했던 신중현, 김추자, 김정호, 이장희 등과 함께 임창제도 걸려들었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팀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

이수영은 현재 건설회사의 사장으로 역임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꾸준히 방송 생활을 해온 임창제는 <어니언스>라는 카페를 양수리에서 운영하며 한국 포크싱어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2000년 데뷔 25주년을 기념해 콘서트를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