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심포니로 화려하게 마지막을 장식한 1997년 영국 음악의 주인공 더 버브(The Verve)의 사이먼 존스(Simon Jones)와 사이먼 텅(Simon Tong)은 1990년대의 음악 트렌드인 브릿팝(Britpop) 사운드를 다시 한번 선보인다.

‘The drugs don’t work’와 ‘Lucky man’ 두 곡이 연속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하고, ‘Bittersweet symphony’가 영국 음악언론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면서 더 버브의 <Urban Hymns>(1997)는 영국에서만 19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100만장을 넘어서고 세계적으로 400만장이라는 거대한 판매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더 버브의 절정은 해산으로 허무하게 끝났다.

더 버브의 해산 이후 리처드 애시크로프트(Richard Ashcroft)는 솔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비상을 준비하는 반면 해체 후 실의에 빠진 베이시스트 사이먼 존스(Simon Jones)는 오랜 시간동안 방황했다. 더 샤이닝(The Shining)의 시작은 스톤 로지스(Stone Roses)의 기타리스트 존 스콰이어(John Squire)가 피폐한 삶을 벗어나지 못하던 사이먼 존스에게 새로운 밴드 결성을 제의하면서 시작되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더 샤이닝의 결성 동기를 제공한 존 스콰이어는 나중에 팀을 떠나고 더 버브 시절 사이먼 존과 함께 했던 기타리스트 사이먼 텅(Simon Tong)이 그 자리를 대신했으며, 보컬리스트 던컨 백스터(Duncan Baxter), 드러머 마크 헤니(Mark Heaney), 기타리스트 댄 맥빈(Dan MacBean)으로 라인업을 구축했다.

2003년 그들은 더 샤이닝의 첫 작품<True Skies>를 공개했다. 리처드 애시크로프트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고급스런 팝의 세계를 지향했지만 더 샤이닝은 우울한 듯 강하고 무거운 기타 리프를 재현했다. ‘Quicksilver’, ‘Show you the way’ 등과 같은 강한 곡들 사이사이에 ‘I wonder how’, ‘I am the one’, ‘Danger’ 등의 감성적인 곡들이 있어 앨범의 다양한 재미를 더하고 있다.

리처드 애시크로프트의 발빠른 솔로 데뷔에 비해 뒤늦게 새로운 출발을 하는 더 샤이닝. 앞으로 더 버브의 음악을 원하는 대중을 따를지 아니면 더 샤이닝의 새로운 음악을 만들 것인지, 그들의 음악적 방향 설명이 부족했던 1집보다 단호한 결정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