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요코 기자회견

그는 “스무 살 때 친구들한테 많이 얘기를 들어 이 자리(한국)에 올 것을 50년 전부터 생각해왔다”고 말하면서 내 작품이 아시아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노 요코의 모습은 33년생 고희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마치 소녀와 같은 인상과 자세였으며 목소리 톤은 낮았으나 답변에는 강한 열정이 실렸다. 회견에 참석한 한 기자는 “왜 존 레논이 오노 요코에게 빠졌는지 막상 보니까 이해가 간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견해차가 있어도 마음을 열면 아시아로서 하나, 세계로서 하나가 되고, 그러면 어떠한 난관도 헤쳐 나갈 수가 있다”는 오노 요코의 말은 평소 존 레논의 음악세계를 떠올리게 했다.
-이번 서울 전시를 개최하는 기분은?
“전시장을 둘러보고 유럽이나 미국과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섬세했다. 아시아적인 분위기며 그러한 표현방식은 지역마다 나름의 해석이 있다. 아시아는 아시아만의 것이 있다. 아시아만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그리하여 세계와도 만난다. 관객들은 그러한 표현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세계와 호혜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최고가 될 것이다.”

“나는 항상 새로운 시도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일관되게 같은 것은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세상에 평화가 정착되는데 노력하는 것이다. 평화는 상호존중 속에서 가능하다. 사람들이 상호존중의 관계 속에서 평화롭게 생각하기를 바란다. (이라크전을 말하는 듯) 세계는 하나이며 하나의 민족이다. 한나라에 고통을 가하면 우리 모두가 고통을 받게 된다.”
-당신 작업의 테마는 무엇인가?
“긍정(Yes)과 평화(Peace)다. 사랑에 대해, 평화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난 지난 베니스 비엔날레 아르 세날레전에 작품을 냈다. 관객들이 'Imagine peace'란 글귀가 새겨진 고무 스탬프를 세계지도 위에 찍는 것이다. 평화는 그렇게 작은 씨앗에서부터 비롯된다.”
-당신에게 가장 영향을 준 사건이나 사상은 무엇인가?
“세상(The world)이다!”
-존 레논의 명곡 'Imagine'은 당신의 작품 <자몽>(Grapefruit)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 곡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간단하다. 우린 둘 다 아티스트고, 서로에게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우리가 서로 상상하는 것을 교류해 담았을 뿐이다. 그리고 <Grapefruit>는 내가 좋아하는 과일이었는데, 그것은 오렌지와 레몬이 접목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난 성격이나 배경이나 원래 하이브리드(hybrid) 즉 접목, 혼종이다.”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 예술이다. 그리고 그것은 건전한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난 정치인이나 교육자나 그리고 어떠한 제도도 그것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인만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그것은 또한 사랑이다. 세상에 퍼진 '사랑의 부족'을 예술로 채워야 한다.”
-현대 예술의 흐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것이 설치미술이든 뭐든 아이디어를 통해 세계상황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새로운 도구나 방법이라고 관객과 대화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