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인 사운드는 일렉트릭과 일렉트로닉이 장악하던 예전 작품들과 달리 어쿠스틱이 지배를 하고 있다. 악기 구성도 간소하고, 곡의 진행 패턴도 단순하지만,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힘은 폭발적이다. 전부를 플러그에 의존하던 때보다 파워가 업그레이드되었고, 열기가 뜨겁다. 이는 아마도 '뿌리'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이면서 꿈틀대는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마크 노플러는 “이번 작품에는 어쿠스틱 느낌들을 많이 집어넣었다”며 “정말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었다”고 말한다. 컨트리 뮤직의 고향 내시빌로 날아가 녹음을 한 것도 이런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첫 싱글로 선택된 'Why aye man'은 전형적인 블루스 록으로 빠른 템포와 구수한 후렴구가 인상적이다. 농장에서 일하며 느낀 것들을 음(音)으로 풀어낸 'Hill farmer's blues'는 세련된 블루스 넘버로 마크 노플러 특유의 기타 연주와 잔잔한 보컬이 압권이다. 런던에 있는 구두 가게에서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는 'Quality shoe'는 피아노와 기타의 조화가 뛰어난 트랙으로 컨트리와 초기 로큰롤의 향수를 느끼게 해준다.
'Fare thee well northumberland'는 격정의 하모니카와 델타, 시카고 스타일의 피아노, 기타가 콜 앤 리스펀스(Call And Response)를 하며 블루스의 진면목을 선사해주고 있는 넘버이다. 오로지 기타와 목소리에 의존하는 'Marbletown'는 1930년대 시카고 블루스 맨들의 음악과 별반 다를 게 없고, 경쾌한 'Daddy's gone to knoxville'은 시골 남부의 선술집에서 흘러나올 법한 컨트리 송이다.
물론 다이어 스트레이츠 때부터 해오고 있는 마크 노플러 고유 음악도 있다. 미국의 한 시청자 참여 논쟁 TV 프로그램을 보고 작곡한 'Devil baby',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 대해 노래한 'A place where we used to live', 자극적인 키보드 사운드와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You don't know you're born' 등이 그 증거들이다.
음반에는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해 마크 노플러의 타임머신을 적극 도와주고 있다. 다이어 스트레이츠부터 함께 해온 키보디스트 가이 플레처, 레오나드 코헨, 에어로스미스, 닐 다이아몬드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음반에서 세션맨으로 뛴 피아니스트 겸 하모니카 연주자 짐 콕스, 블루그래스 기타리스트 리처드 베네트, 컨트리 베이시스트 글랜 워프, 닐 영 앤 더 블루노츠의 드러머였던 채드 크롬웰등이 가세하여 더욱 뿌리깊은 맛을 내주고 있다.
-수록곡-
01 Why Aye Man
02 Devil Baby
03 Hill Farmer's Blues
04 A Place Where We Used to Live
05 Quality Shoe
06 Fare Thee Well Northumberland
07 Marbletown
08 You Don't Know a Thing
09 Coyote
10 The Ragpicker's Dream
11 Daddy's Gone to Knoxville
12 Old Pigw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