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미도는 와타리 카즈히사(피아노, 보컬), 나카도미 카쓰야(드럼), 토리구찌 마사야(베이스)의 3인조로 구성된 록 밴드다. 라인업이 독특한데, 이유는 기타가 없기 때문이다. 기타가 없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묻자 팀의 리더 와타리는 “원래는 보컬과 기타 포지션이 따로 있는 5인조 팀을 만들려고 했지만 적당한 사람을 찾지 못해 놔두었다가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고 답했다.
첫 만남에 대한 서로의 인상을 묻자, 세 명은 당시 멤버들이 입고 있던 옷들에 대해 회상하며 (회사원 양복, 금발 염색 머리, 검은 가죽 재킷) 사실 우리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는 듯 장난기 짙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국이 낯선 듯 조금 긴장한 듯 보였지만 속내는 아주 밝고 유쾌한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인터뷰는 쌈싸페 공연 당일 오후 1시 경, 신사동의 한 호텔에서 이뤄졌다. 멤버들은 일본인 특유의 예의 바르고 겸손한 어투로 질문에 차분히 대답해갔다. 맨 처음은 한국에 온 소감부터 물었다.
와타리 : 처음이다. 김치가 너무 맛있다. 일본에서도 김치를 먹고 있는데 그것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맛있다. 어제 삼계탕 먹었는데 그것도 맛있었고. 차로가 굉장히 넓다. 차도 많고.
쌈싸페에 출연하는 기분은 어떤가.
와타리 : 일본 외에서 라이브를 하는 건 처음이다. 처음 공연을 하는 것이 한국이어서 기쁘다. 한국의 큰 록페스티벌에 참가하게 되어서 아주 두근거린다.
한국엔 아직 후미도를 잘 모르는 음악 팬들이 많다. 후미도, 어떤 뜻인가?
토리구찌 : 음악이 가지고 있는 풍미, 맛을 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는 뜻에서 만든 이름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3장의 앨범에 대해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와타리 : 1집(< 風味堂 > 2005)은 후미도에게 있어서 명함을 대신하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후미도란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를 보여주는 앨범이고, 우리가 가진 음악적인 철학을 전부 열어서 보여준 음반이었다. 2집(< 風味堂 2 > 2006)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밴드'적인 부분, '록'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앨범이다. 3집(< 風味堂 3 > 2007)은 노래 가사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앨범이라서, 가사를 전달하기 쉽도록 편곡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다. 새로운 악기도 많이 넣었고. 음악도 가사도 듣기 쉽게 편곡하려고 했다.
1집에 담았다는 그 음악적인 철학에 대해 구체적으로 듣고 싶다.
와타리: 일상생활 속에서 모두가 느끼는 것, 공감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려고 했다. 어떤 특별한 이야기보다 모든 사람이 경험한, 어쩌면 앞으로 경험할 것. 그런 인생의 BGM이 되었으면 좋겠다.
와타리 : 벽에 부딪혀서 누구와도 거기에 대해서 얘기할 수 없고 혼자라고 느껴질 때 알고 보면 가까운 데에 곁에서 소중한 사람이 있고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무서운 것도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그 사람과 손을 잡으면 무서운 것도 없고 혼자가 아니다. 이런 내용이다.
3집은 재즈 색이 강하다. 개인적인 애정이 있는 건지?
와타리 : 재즈는 기본적으로 좋아하긴 하는데, 곡에 따라서 재즈가 맞으면 재즈로 편곡을 하고, 록이 맞으면 록으로 하고,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곡에 맞는 편곡을 하고 있다.
이번 앨범 중 타이틀곡 말고 밴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곡에 대해 설명해 달라.
와타리 : '소또 러브 송'(살그머니 love song...)이다. 이 곡은 단순하게 상대방을 좋아한다 표현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표정에 따라서, 혹은 아주 작은 몸짓에 휘둘리는 남자의 모습, 여자한테는 정말 못 이기는 그런 남자의 모습을 쓴 것이다. '이고또 시오요'(좋은 일 하자)도 좋다. '소또 러브 송'에 나오는 남자가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면, 여기에 나오는 사람은 나쁜 사람? 밝히는 사람? 그런 것이다. 두 곡이 나쁜 사람과 좋은 사람 역할을 한다.
토리구찌 : 'My way'다. 이 곡은 사람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사운드다. 일본에서 친한 뮤지션인데, 데파페페라는 팀이 레코딩에 참가를 해주었다. 평소에는 세 명이 기타 없이 피아노 트리오로 하고 있는데, 새로운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드라이브할 때 아주 듣기 좋은 곡이다.
나카도미 : '이츠카노 레이디'(언젠가의 lady)다. 이 곡은 처음에 와타리를 만나기 전부터 만들어 놓았던 곡이다. 9년 만에 완성시키고, 실현했다는 것이 기쁘다.
나카도미 : 처음에 공연할 때는 다들 앉아서 보는 '좌석'인데, 공연하다보면 한 사람이 일어나고, 둘이 일어나고, 어느 순간 보면 모두가 일어나서 환호하고 있을 때가 있다. 그 때가 가장 좋다.
와타리 : 관객들이 다 같이 노래 부르는 목소리를 들을 때 좋다.
일본 안에서 한국 가수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다. 일본에서 직접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들을 어떻게 보고 평가하는지 진실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와타리 : 일단은 '스타'라는 느낌이 강하다. 일본에 있는 같은 스타급 뮤지션보다 왠지 좋은 의미로 되게 멀고 손에 닿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진다.
나카도미 : 노래를 모두가 정말 잘한다.
토리구찌 : 처음에 보아가 일본에서 활동을 할 때 춤을 격렬하게 추면서 노래도 부르는 모습을 봤는데, 그 당시 일본 여자 가수 중에는 그렇게 춤을 잘 추는 사람이 없었다. 춤도 정말 잘 추고 처음부터 일본어도 잘하고 해서, 머리가 좋다고 할지 정말 노력가라고 할지..
마지막으로, 한국 음악 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일본 뮤지션들이 있다면?
나카도미 : 요시이 카즈야다. 옐로우 몽키의 보컬리스트다. 원래 밴드 활동하다가 솔로로 나와서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솔로 활동 하면서도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내는 멋진 아저씨다. 동경하고 있다.
와타리 : 이키모노 가까리다. 노래랑 메시지가 아주 직선적인 팀이다. 듣기가 아주 쉬운 곡들이라 추천하고 싶다.
토리구찌 : 더 밴드 어파트(The Band Apart)다. 굉장히 록적인 사운드이고, 프레이즈가 아주 재밌다. 드라이브하기 좋은 곡이다.
인터뷰 : 이대화
통역 : 송은아(J Box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