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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terview    K-POP
      • 박기영 인터뷰
      • DATE : 2008/12   |   HIT : 11778
      • by 배순탁
      • 그는 대나무 숲을 걸었다. 대나무들은 키가 크고 빽빽해서 낮인데도 햇볕이 들지 못해 사방이 어두웠다. 갑자기 바람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그러더니 숲은 천둥 치듯 큰 소리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감당하기 힘든 거대한 소리였다. 무작정 앞만 보고 걷는 것 외엔 도리가 없었다. 그는 상황을 의식할 겨를도 없이 직선으로만 전진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주변을 둘러보니 아무 것도 없는 벌판이었다. 굉음을 내던 그 숲이 어느새 저 뒤에서 작은 점으로 변해있었다. 그는 해머로 머리를 얻어맞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왠지 모를 충일감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이었다.

        '선물', '마지막 사랑', 'Blue Sky', '나비'. 이 곡들은 박기영이라는 가수의 커리어를 정의하는 결절점들이다. 이 기간 동안 박기영은 대한민국 여가수군(群)에서 나름의 입지를 확보하며 비상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상했다. 앨범 사이의 공백이 너무 잦았다. 다른 뮤지션들 같았으면 박차를 가하며 대중적 인기몰이에 여념이 없을 시기에 그는 갑자기 사라졌고 홀연히 컴백했다.

        신보 < Acoustic Best >(2008)도 마찬가지였다. 2년 간 아무 뉴스도 없다가 느닷없이 발표한 음반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곡을 원 테이크 레코딩과 무채색의 어쿠스틱 사운드로 디자인한 이색작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박기영과의 인터뷰는 활동이 아닌 공백 기간의 풀이에 그 열쇠말이 있었다. 그는 알려지지 않은 사연과 굴곡이 많은 가수였다.


        신보 얘기부터 해보죠. 새 소속사와 어떻게 계약하게 된 건가요.

        여행을 다녀온 뒤, 혼자서 일차 작곡을 다해 놓은 상태였어요. 어떻게든 내 힘으로 해결해보려다가 힘들어서 지금 소속사(플럭서스)에 연락을 했죠. 다행히 대표님이 음악을 마음에 든다고 해서 함께 작업하게 된 거에요.

        예상치 못했던 어쿠스틱 앨범인데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예전에 압구정의 한 클럽에서 어쿠스틱으로 공연을 해봤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또 올해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언플러그드 특별기획을 했는데, 이 콘서트를 끝내고 앨범에 대한 구상에 들어갔죠. 사실 악기나 목소리가 너무 많으면 서로 치이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이런 면에서 음악의 본연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사실 원 테이크 녹음이고 하다보니 밴드와 호흡이 잘 맞지 않는 순간도 있었는데, 저는 자신이 있었어요. 원래 잘 안 될 때도 우회하기보다는 돌파하는 성격이기도 하구요. 제가 의외로 들꽃 같은 면에 있거든요.

        소리의 여백이 많다보니 신곡이든 예전 히트곡이든 멜로디가 더 잘 들리는 것 같던데요.

        그렇죠. 좋은 멜로디는 어떤 상황에서도 승리한다고 생각해요. 기타와 피아노만 있어도 선율만 훌륭하다면 대중들에게 통할 수 있는 거죠.

        24일 이브 공연도 그러면 어쿠스틱 세트로 하는 건가요?

        네. 앨범의 지향이 어쿠스틱이니까, 이걸 공연으로 잘 풀어내고 싶어요. 녹음 때도 밴드와 한 번에 레코딩을 했잖아요, 그 때의 경험이 공연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죠. 인터뷰 준비를 하다 보니 공백이 너무 잦았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일단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소속사문제 때문에 활동을 할 수가 없었어요. 대기업들이 음반 산업 쪽으로 진출하던 때였는데, 당시 소속사가 상황이 안 좋아서 저를 보낼 수밖에 없었죠. 이런 것들이 겹치면서 소속사를 3번 옮겨 다녔구요. 제 자신의 자유가 전혀 없었던 시절이었죠. 그러다가 2004년에 서울음반과 만나서 5집, 6집을 내게 된 거에요.

        데뷔 당시에는 어땠나요?

        1집은 치열한 싸움 같았어요. 1994년 발탁되었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거든요. 그 뒤에 대학에 들어가보니 주변에 음악적으로 뛰어난 사람이 너무 많은 거예요. 연주를 끝내주게 하는 사람들도 널려 있었구요. 공부는 고사하고 학교 적응도 하기가 힘들었죠. 그런데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보기보다 의지가 센 편이에요. 2년 동안 어떻게든 녹음을 끝내고 데뷔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반응이 좋았죠?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에어로스미스(Aerosmith),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비틀스(The Beatles)처럼 록 성향이 많아요. 이런 록 음악을 가요적인 느낌으로 풀어본 음반이었죠. 그런데 그 때 제가 정말 마른 체격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음악은 들어보지도 않고 강수지씨나 하수빈씨과(科)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죠.

        '마지막 사랑'이 크게 히트했는데요. 성공할 노래라는 예감 같은 건 없었나요?

        사실 주변에서는 우려를 많이 했어요. 당시가 사회적으로 IMF 이후이고 해서 그렇게 흥을 북돋우면 안 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구요. 하지만 저의 경우에는 확신이 있었어요. 어느 정도는 반응이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이었죠.

        3집에서는 'Blue sky'가 인기였는데요, 최초의 자작 히트곡이라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1집 때에도 자작곡을 만들기는 했지만 여러 문제로 수록하지는 못했는데, 2집에서는 작곡한 4곡이 모두 들어갔죠. 'Blue sky' 같은 경우에는, 이상하게 당시에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노래를 쓰고 싶었어요. 저는 마음의 밝기라는 게 환경에 의해서 크게 좌우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시 제 기분이 좋았던 거죠.

        자신을 '들꽃 같다'라고 표현했는데, 그런 강인한 성격은 어떻게 형성된 건가요?

        어린 시절부터 이사를 자주 했어요. 친구를 만들 기회도 거의 없었죠. 또 집안의 장녀여서 의식적인 책임감이 컸던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가족을 도와야했죠. 그래서 당시 제 소원이 대학 가면 꼭 여행을 자주 다녀야지...였는데, 최근 몇 년 새에야 이 한을 많이 풀고 있죠.(그는 얼마 전 스페인의 산티아고를 다녀와서 여행기를 발표하기도 했다.)

        1집, 2집에 이어 3집까지. 계속 대중의 사랑을 받았는데, 당시에는 정신이 없었겠네요.

        그냥 달리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행복하지가 않았어요. 뭔가가 빠져있다는 기분이 계속 들었죠. 게다가 4집 때에는 소속사 문제로 활동하기도 여의치 않았어요. 그래서 5집을 낼 때까지 꽤 긴 시간동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죠.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했나요?

        그냥 빨리 뭔가를 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노래밖에 없더라구요. 일단은 인정받은 재주니까요. 5집을 그래서 녹음하기 시작했는데, 제작 중에도 누가 이 음반을 내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계속 레코딩을 했고, 서울음반에서 발표를 했죠. 그런데 5집은 처음에 박기영이 아니고 수록곡 제목인 '나비'의 앨범이라고 소개가 됐어요. 나중에 다들 박기영인 줄 알고 놀랐던 게 기억이 나네요.

        공백이 편히 쉬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생이었네요.

        지금은 그냥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가 어두운 터널에 막 발을 들여놓은 상태였다면 지금은 그 터널을 빠져나온 거죠. 그래서 그 때의 전쟁 같던 하루하루가 이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요. 만약 그대로 승승장구했다면 아마 지금 무지하게 오만불손해졌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웃음)

        그런 많은 경험 덕에 예전 히트곡을 젊은 시절에 불렀을 때와 지금 노래하는 느낌이 많이 다를 것 같은데요.

        이번 음반에 그걸 표현하려고 했어요. 과거에는 고음 위주로 조금은 과도하게 내지르는 창법이었잖아요. 지금은 많이 겪어봐서인지 여유가 생겼고, 힘을 뺄 줄 알게 됐죠.

        새 앨범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은 듯한데요.

        솔직한 심정으로 더욱 특별하게 만족하는 음반이에요. 사실 한 번에 녹음한다는 게 연습시간은 많이 걸리고 녹음 시간은 반대로 짧잖아요. 그래서 연주자들한테 더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데,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서인지 녹음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 작품이었어요.

        신보의 첫 싱글 '그대 나를 보나요'가 신경숙씨의 소설 [리진]을 읽고 작곡한 거라고 들었습니다. 소설의 어떤 면을 음악으로 포착하고 싶었나요?

        일단 제가 소설 읽는 걸 좋아해요. 산티아고 여행도 파올로 코엘류의 소설 때문에 무작정 결심했을 정도니까요. '그대 나를 보나요'는 일단 내 스타일대로 작곡을 한 뒤에 가사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소설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직접적인 화법을 쓸 수가 없는 내용이거든요. 예를 들자면 예전에는 '그대 때문에'라면서 직접적이고 답을 미리 정해놓았다면, 이 곡은 은유적이고 질문을 던지는 방식인 거죠. 사운드도 그래요. 책이라는 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체잖아요. 이 상상력의 공간이라는 게 이번 앨범의 빈 여백들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대화 편집장이 호평한 '동행'은 어떤가요?

        처음엔 [리진]에 대한 노래로 '그대 나를 보나요'와 함께 고민한 곡이에요. 듀엣을 염두에 두고 후렴구를 작곡했죠. 호란이 바로 떠올라서 연락을 했는데, 마음에 들어하더라구요. 각자 따로 연습하고 2시간 반 만에 작업을 완료했어요. 그래서인지 주위에서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움이 잘 묻어난 노래라고들 하시더라구요.

        여행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책도 내셨구요.

        2년 동안 3, 4번은 꼭 여행을 다니려고 해요. 여행은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더욱 좋은 것 같아요. 소속된 곳의 소중함을 알게 되니까요. 사실 가장 가까이에 있던 것들의 귀함을 떠나서야 깨닫는 경우가 많잖아요? 또 저는 가서 확인해봐야 이해하는 사람이에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주의죠. 그래서 여행이라는 매력에 빠져든 것 같아요.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음악이란 내게 이런 것이구나...정의한다면요?

        음악은 치유라고 생각해요. 음악이 없었다면 암울했던 시절을 정말 견딜 수 없었을 거에요. 5집을 냈을 당시 너무 힘들어서 밥맛도 느낄 수가 없었거든요. 음악도 가장 톤-다운됐던, 우울한 정서를 반영한 앨범이었죠. 그런데 우연히 스팅(Sting)의 내한 공연을 봤어요. 집에 와서 밥을 먹으니까 맛이 느껴지더라구요. 그 때 생각했죠. '이걸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당신만 힘든 게 아니다. 기운을 내라.' 이런 치유의 감정을 사람들한테 전달하는 게 가수로서의 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 배순탁
        정리 : 배순탁
      • 2008/12 배순탁(greattak@izm.co.kr)
      • 앨범 리뷰
      • Woman Being 박기영 이종민 2010 5122
        Acoustic + Best 박기영 조이슬 2008 6315
        Bohemian 박기영 신혜림 2006 6782
        Be Natural 박기영 이대화 2004 7024
        Present 4 You 박기영 IZM 2001
        혼잣말 박기영 IZM 2000
        Promise 박기영 IZM 1999
        One 박기영 IZM 1998
      • 싱글 리뷰
      • 걸음 걸음 박기영 황선업 2018 1797
        벨라왈츠 (Bella Waltz) (With 어쿠스틱 블랑) 박기영 김반야 2014 3385
        엄마 딸이니까요 박기영 박봄 2012 2680
        아네스의 노래 박기영 여인협 2010 9640
        녹화된 테잎을 감듯이 박기영 조이슬 2009 5181
        동행 (Duet with 호란) 박기영 이대화 2008 5226
      • 아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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