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동윤 노래의 문을 열면 오보에 연주가 따스하게 맞이한다. 바탕에 흩뿌려진 오케스트라 연주는 어슴푸레 퍼지는 온기로 노랫말에 나오는 것처럼 시린 볼을 감싸 쥔 손과 얼어붙은 맘을 녹여줄 품이 될 듯하다. 가사와 음악은 조금 싸늘한 분위기를 만들지만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으면서도 절제된 보컬이 오히려 노래의 적정 체온을 유지하게 해준다. 현악은 있으나 울먹이지 않아 다가오는 부담이 적다.
신혜림 하얀 눈길을 조용히 비추는 가로등의 불빛처럼 잔잔하고 포근한 노래다. 기존의 시즌송 문법과 발라드의 향취를 섞었지만, 버블 시스터즈의 아름답지 않게 흥얼거릴만한 위트의 요소는 보이지 않는다. 한 겨울에 그들이 가진 검은 색채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정체성이 아쉬운 싱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