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 시장에서 보이 밴드의 영향력이 2000년대 초반을 기점으로 급속하게 약화되었던 것에 비하여 국내 가요 시장에서 미소년 그룹 팬의 구매 파워는 아직까지도 굳건하다. 이전까지 보이 밴드들에게 가해졌던 가혹한 비판에 대하여 나름의 자구책을 강구하기 시작했고, 이는 라이브 실력의 확보와 음악성을 간과하지 않은 성과물을 역으로 제시하면서 고무적인 성과를 보여준 것도 사실이다. '성(星)'의 중국어 발음이자 'X(Cross) In New Genre'의 앞글자를 딴 씽(XING) 역시 보이 밴드의 진화 과정과 맥을 같이한다. 확실히 기본기도 있고 어느 정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이들이다.

'Hi-five'는 전형적인 스쿨 록 사운드의 궤적을 그리는 싱글이다. 업 템포 비트 위에 적시에 출몰하는 기타 리프는 물론, 스크래치 사운드와 자연스럽게 브릿지로 연결되는 래핑은 국내 보이 밴드의 전성기를 견인했던 클릭비(Click-B)를 조우하게 한다. 자신의 꿈을 위해 앞으로 힘차게 전진할 것을 독려하는 희망적인 가사는 청취 대상층을 다분히 고려한 듯 보이나, 이는 결국 보이 밴드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준다. 때묻지 않은 미성의 보컬과 다소 치밀하지 못한 랩 메이킹은 낙천적인 메시지와 결합하여 밋밋하고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가요 시장에서 아이돌 그룹의 컨셉은 이미 혁신적인 아이템이 바닥을 드러냈고, 이제는 과포화 상태에 도달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작금의 상황에서 씽이 내놓은 전략이 새롭다고 할 수는 없다. 기본은 하지만 기본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스쿨 록 사운드의 선택은 오히려 과거를 참고한 결과라 할만하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레퍼토리의 부재는 결국 뮤지션의 생명력과 연결되어 있을 정도로 해결해야만 할 중요한 과제이다. 더군다나 이미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인기 아이돌 그룹의 깃발을 탈취하기 위해서는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