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화 보통 누군가가 “밤낮으로 너만 생각한다”고 구애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뜨겁고 과장된 감정을 즐기는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에코 브리지는 같은 말을 해도 더욱 절제된 느낌으로 전달하는 사람이다. 'Night and day'는 요즘의 사랑 노래답지 않게 절제와 화려를 고르게 갖추고 있다.
특히 연주가 그렇다. 퍼커션, 기타, 하모니카, 피아노 등을 차례로 더해가며 다양한 악기 구성을 뽐내지만, 한편으로는 가볍고 단순하게 연주한다. 사뿐하고, 느린 호흡으로 일관한다. 슬프게 애원하지만 주요 멜로디에서는 음을 낮게 깔고 한 템포 쉬는 것도 이 노래가 가진 주요 특징이다. 안 그래도 음악계가 불황인데 타이틀곡에 재즈 피아노 솔로까지 넣는 대담함은, 그가 흥행엔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걸 말해주기도.
조이슬 처음에는 그저 무난한 멜로디, 평범한 보컬이 이끄는 편안한 라운지용 음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확히 2분 25초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변주되는 리듬의 향연, 치고 나오는 피아노 애드립의 재즈적인 터치는 초반의 느슨함을 박차고 올라 분위기를 한순간에 압도해버리고 만다. 이후에는 분명 같은 멜로디인데 이 강약을 바꿔버린 리듬으로 계속밀고 나가는 탄탄한 구성이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렇게 나른한 듯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은 고급스러운 가요, 참 오랜만이다.
신혜림 콜 포터(Cole Porter)의 그것도, 신인 에코 브릿지의 싱글도 'Day and night'이 아닌 'Night and day'다. 그리고 모두 가슴 서늘할 정도의 그리움을 적어 내려갔다. 밤에서 시작해 낮으로 끝나는, 혹은 그렇게 영원히 반복되는 재지한 선율이 당신의 마음을 얼마나 두드릴 수 있을까. 지금, 우리네 언어로 된 새로운 화법의 'Night and day'가 또 한 번 노크를 시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