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지훈 아이돌 록 밴드가 국내에서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클릭 비는 댄스가수로 전향했다가 결국 해체했고, 버즈와 엠씨 더 맥스는 성공 사례라 볼 수 있겠지만 소위 '뜬 곡'은 노래방 전용 발라드가 전부다. 그마저도 두 팀 모두 인기에 있어서 하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몇 팀이 더 있겠지만 기억나지 않는 걸 보면 더 이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이들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에프티 아일랜드는 록 밴드의 형태로 다시 한 번 아이돌 스타에 도전한다. 색다른 점은 없다. 굳이 찾자면 미드템포 발라드를 부른다는 것인데, 이는 에스지 워너비를 위시한 일군의 팀들에 의해 무수히도 들었기 때문에 신선한 맛은 전혀 느낄 수 없다. 일단 타이틀곡 '사랑앓이'부터가 바이브의 류재현 곡이다. 포장지만 새로 둘렀지 내용물은 대동소이하다.
댄스든 발라드든 인접 장르로 곁가지를 쳐야만 살아남는 자칭 록 밴드의 사례를 또 다시 마주한 것 같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소몰이를 할 바에야 록의 표피를 뒤집어 쓸 필요가 있을까. 멤버들이 애초에 어떤 음악을 꿈꿨는지도 알 수 없지만 왜 주류에서는 록을 하려면 항상 이렇게 변질되어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박효재 발라드라는 이름표를 붙이면 눈에 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록 밴드임을 강조한다. 하지만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의 악기구성만으로 록임을 주장한다면 록 아닌 노래가 없을 것이다. 흐느껴 우는 목소리와 슬픔을 강요하는 듯 급한 곡조의 변화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흡사 버즈를 떠올리게 하는 공식이다. 창작의 고민 없이 복제만을 반복하는 가요계의 나쁜 습관이 다시 드러난 것 같아 안타깝다.
한동윤 밴드는 미디엄 템포 발라드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대화 이런 식의 비장함이 너무 싫다. 소몰이에, 쥐어짜는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밴드 컨셉도 싫다. 아이돌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겉치레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리뷰도 이젠 지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