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발매 즈음, 셀린은 5년간 매진(邁進)하던 라스베이거스 쇼를 마무리 지었다.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또 가정에 충실한 아내와 엄마로 지내던 시간을 마무리하고, 치열한 음악계로의 복귀를 단행한 것이다. 사실 음악과 가정,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았던 셀린 디온에게 2003년부터 시작된 < A New Day...In Las Vegas > 공연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전 세계로 팬들을 찾아가는 것과는 달리 팬들이 공연장인 시저스 팰리스 콜로세움(Colosseum at Caesars Palace)으로 찾아오는 방식의 콘서트. 이는 당시 세 살배기 아들을 둔 어머니이자 가수인 그녀가 육아와 가수로서의 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었다.
라스베이거스(Las Vegas)에 머무는 동안, 셀린 디온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당 5일씩 무대에 올라 노래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또 나머지 시간은 공연장 주변의 거처에서 남편 르네(René Angélil), 아들 르네-찰스(René-Charles Dion Angélil)와 함께 보냈다. 빡빡한 공연 일정과 더불어 가정에도 충실하려는 행보는 자칫 과욕일수도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그녀는 자신이 지키고 싶었던 두 가지를 성공적으로 수성한다.
2002년 앨범 < A New Day Has Come >을 발매한 셀린은 이듬해부터 2007년까지 그렇게 5년간 라스베이거스에 머물렀다. 이 기간이 그녀를 보러 시저스 팰리스로 모여든 팬들에게는 소중하고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겠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 무엇보다 새 노래에 대한 목마름은 대단했다. 2003년 작품 < One Heart >가 사실상 그녀의 공연 < A New Day...In Las Vegas >로 인해 음반 활동에 제약이 있었고, 이듬해 발표한 앨범 < Miracle >도 정규 앨범이라기 보단 아기를 테마로 한 콘셉트 앨범에 가까웠던 터라 신보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기대 속에 발매된 < Taking Chances >는 그녀의 어느 앨범보다도 록 성향이 짙게 묻어나는 작품이다. 16곡을 수록하며 푸짐하게 차려낸 앨범 중, 록 사운드를 전면에 내세운 타이틀 트랙과 하트(Heart)의 히트곡을 리메이크 한 'Alone'이 앨범의 스타일을 대표한다. 날 선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을 디딤틀 삼아 말 그대로 높이 나는 셀린의 보컬은 분명 예전과는 다르다. 린다 페리(Linda Perry)가 펜을 든 'My love', 가벼운 왈츠 느낌이 감도는 'Right next to the right one' 등 수록된 발라드 곡들도 최대한 어쿠스틱으로 꾸려내 전작과 차별화를 꾀한 점이 인상 깊다.
더불어 흑인 프로듀서 트리키 스튜어트(Tricky Stewart)와 드림(The-Dream)이 선사한 'Skies of L.A.'나 니요(Ne-Yo) 작품인 'I got nothin' left'가 수록된 것도 특이한 대목. 이렇듯 다양한 시도를 통해 스탠더드 팝의 옷을 완벽히 벗어버리려 한 그녀의 노력을 앨범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음악적 변화를 대다수의 팬들은 생소하게 받아들였다. 대중들이 그녀에게 기대했던 목소리의 장점들을 이 앨범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이 그 요인이다. 건조하고 차가운 목소리는 록과 어쿠스틱 사운드를 만나 대체적으로 더 냉정하고 비인간적으로 들린다. 'Can't fight the feelin'' 속 보컬은 사납게만 느껴지고, 'That's just the woman in me'에서 선보인 블루지한 감성과 그에 맞춰 거칠게 뽑아낸 목소리는 그녀답지 않게 작위적이며 부담스럽다.
< Falling Into You >나 < Let's Talk About Love >에서 들려줬던 풍부하면서도 부드러운 사운드가 거세된 이유로 포근한 면 대신 스트레이트 한 보컬의 파워만이 가득하다. 이는 곧 그녀의 스탠더드 팝을 선호하던 전통적인 팬 층의 이탈로 이어졌고, 때문에 시장의 반응도 시큰둥했다. 앨범 차트 3위에 그친 앨범은 플래티넘 인증에 만족해야했으며, 첫 싱글 'Taking chances'가 싱글차트 54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그녀의 전통적 텃밭이던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데뷔 때부터 꾸준히 재기되던 목소리의 단점이 < Taking Chances >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무엇보다 다소 진부하더라도 강하게 귀를 잡아끌던 그녀의 전작들과 비교해서 멜로디의 유혹이나 감동도 덜하다. 보컬 기교나 파워 면에선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순간을 담고 있으나 자기 과시형 보컬이 음악으로의 몰입을 가로막은 안타까운 작품이다.
-수록곡-
1. Taking chances (Kara DioGuardi, Dave Stewart)

2. Alone (Billy Steinberg, Tom Kelly)
3. Eyes on me (Kristian Lundin, Savan Kotecha, Delta Goodrem)
4. My love (Linda Perry)
5. Shadow of love (Anders Bagge, Aldo Nova, Peter Sjostrom)
6. Surprise surprise (Kara DioGuardi, Martin Harrington, Ash Howes)

7. This time (David Hodges, Ben Moody, Steven McMorran)
8. New dawn (Linda Perry)
9. A song for you (Anders Bagge, Aldo Nova, Robert Wells)
10. A world to believe in (Tino Izzo, Rosanna Ciciola)
11. Can't fight the feelin' (Aldo Nova)
12. I got nothin' left (Ne-Yo, Charles Harmon)
13. Right next to the right one (Tim Christensen)

14. Fade away (Peer Astrom, David Stenmarck, Aldo Nova)
15. That's just the woman in me (Kimberly Rew)
16. Skies of L.A. (Christopher Stewart, The-Dream, Kuk Harre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