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이어(John Mayer)는 1977년 10월16일 미국 코네티컷 태생으로 교육자 집안의 둘째로 태어났다. 중학교 땐 클라리넷을 배우기도 하다가 영화 < Back To The Future >의 극중 기타연주를 듣고 기타의 세계로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 후 친구로부터 받은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 카세트는 그의 미래를 블루스 뮤지션으로 견인한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고교 졸업 후 주유소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스티비 레이 본 시그니처 기타를 샀을 정도로 스티비 레이 본은 존 메이어의 청년기에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
그의 감칠 맛 나는 기타소리는 그가 주로 사용하는 펜더 기타에서 나온다. 늘 펜더사(社)의 존 메이어 모델 기타를 들고 연주하는 것을 보더라도 기타리스트로서 얼마나 성공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참고로 우리나라에선 펜더사로부터 최초로 신중현선생님이 펜더를 증정 받았다).
블루스 연주자들이 다 그렇듯 존 메이어 역시 핑거와 피크를 동시에 사용해 다이내믹한 맛과 그루브 감을 멋지게 살려낸다. 그의 곡들에서 블루스 색채가 강한 것은 스티비 레이 본의 영향력이 막대한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해준다. 곡을 들을 때마다 음악적 이론과 테크닉이 뛰어난 뮤지션이라는 점에 감탄하며 작곡, 곡 구성이나 편곡 측면에서도 빼어난 능력을 과시한다.
페달 톤(특정음을 반복하는) 스타일의 코드진행을 본인의 스타일화해서 새로운 보이싱(voicing)을 잘 만들어 사용하는 뮤지션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그의 곡 진행이 스무드하게 흘러가는 이유가 바로 이 점과 관련이 있고 적절한 요소에 전조(轉調)를 시키는 구성 또한 탁월하다. 일례로 'Heartbeat warfare' 같은 곡에서는 브릿 팝적 요소에 모던한 팝적인 단순 반복 진행을 사용하다가 기타 간주에선 전조를 시킴으로써 지루한 흐름을 바꿔주며 그만의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No such thing'에서 반복되는 메이저 나인스 코드 진행도 자기만의 코드 보이싱을 일궈낸다.
그 이유는 순차적인 뻔한 코드진행의 흐름을 자기만의 색깔로 부드럽게 가져가려는 의도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곡에서의 변칙 튜닝에 의한 멋진 진행도 그의 화려한 리듬감이 있기에 빛을 발휘한다고 할 수 있다.
그의 핑거 주법에서 알 수 있듯이 다이나믹(강약)과 밀고 당기는 그루브 감의 조화 그리고 비트의 악센트를 바꿔주며 리듬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그의 테크닉은 기타리스트로서 그의 가장 큰 장점이며 특기인 것이다. 어린 나이에 이미 세계정상 뮤지션으로 우뚝 선 존 메이어는 기타리스트 이전에 작곡가로, 보컬리스트로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삼박자를 골고루 갖췄다.
심지어 아이돌적인 모습도, 성숙한 뮤지션의 모습도 동시에 보인다. 하나가 아닌 여러 것을 동시에 화학적으로 섞어낸 요소, 그 멀티의 요소가 보이기에 그가 이 시대에 인정받는다고 본다. 그런데도 블루스 뮤지션이란 '한 우물 파기' 정체성이 확실하니 이건 보통 성공이 아니다. 그가 부럽다.
기타리스트 유병열 : 前 윤도현 밴드의 기타리스트, 현재 그룹 비갠 후의 기타리스트로 활동 중
대표작 : 1999년 윤도현 밴드 < 한국 록 다시 부르기 >
최근작 : 2009년 비갠 후 < City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