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보컬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이들의 소울 탐미에 내심 기대가 갔다. 여기엔 두 장의 전 작품에서 그룹명과 다소 동떨어진 음악을 선보인 것에 대한 반작용도 있었다. '정말 사랑했을까'와 'My story'를 소울 음악, 밀도 있는 알앤비 곡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었기에 정체성을 확립시켜 줄 작품이 필요했던 상황. 이런 타이밍에서 세 번째 앨범 < Brown Eyed Soul >이 나왔다.
빈티지 소울 느낌을 내기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빈번히 사용된 브라스와 두 왑 사운드는 발라드 스타일에 치우쳐 있던 종전과 노선을 달리한다. 'Can't stop loving you'는 그룹의 의중이 가장 확실히 드러나는 곡. 구성진 브라스 섹션과 임팩트 있는 코러스를 통해 1960년대 템테이션스(The Temptations)나 포탑스(Four Tops)의 화려한 모타운 팝을 성공적으로 구현해냈다.
간드러지는 음성과 빈틈없는 화음이 어울린 두 왑 발라드 '그대', 건반과 둔탁한 비트로 투박하게 살려낸 'Never forget'도 그룹의 보컬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곡이다. 슬로우 잼 스타일의 'Rainy'나 성훈의 진득한 스캣이 식재된 솔로곡 'With chocolate'은 명쾌한 멜로디라인을 통해 쾌감을 선사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있다. 보컬 면에선 나얼에 집중되어 있던 전과 달리 멤버들의 화음이나 조화를 중시한 면이 엿보인다. 예전 같으면 치고 나왔을 법하지만 의식적으로 눌러 전개한 점이 도드라지는 부분이다.
'My story'처럼 서서히 긴장감을 고조시킨 뒤 나얼의 애드리브로 마무리 짓는 스타일을 선호했던 이들이라면 본 작이 심심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대체적인 곡들이 기승전결의 방식을 뚜렷이 따르기보단 자연스레 분위기를 형성하며 진행해나간 이유에서다. 고른 품질을 갖췄지만 역으로 강점이던 멜로디의 흡인력이 약하며, 개별적으론 완성도가 뛰어난 '담배가게 아가씨'도 전체적인 구조 안에서는 연관성이 떨어진다.
앨범의 수록곡들이 앞서 공개된 5곡의 작법과 크게 다를 바 없어 아쉽다. 보컬과 하모니에서 건재한 면을 보여주며, 트랙별로도 여전히 탄탄한 호흡을 자랑하는 점은 다행스런 부분. 이는 분명 뛰어난 점이지만, 음악엔 그들만의 독특함보다는 평이함이 앞선다.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 가진 역량이라면 다양하고 진득한 '소울' 탐구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수록곡-
1. Soul breeze (Dedicated to Marvin Gaye)
2. Blowin' my mind

3. 똑같다면
4. 그대

5. Can't stop loving you

6. Rainy
7. With chocolate

8. 담배가게 아가씨
9. Never forget

10. Love ballad
11. You
12. 비켜줄께
13. Gone
14. He is real
15. Your song (Gratitude)
트랙 1 작곡, 트랙 2, 3, 4, 5, 6, 10, 12, 13 작사, 작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트랙 7 작사, 작곡: 성훈
트랙 8 작사, 작곡: 송창식
트랙 9 작사, 작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에코 브릿지(Eco Bridge)
트랙 11 작사, 작곡: Jay n Jun
트랙 14 작사: 나얼, 작곡: 나얼, 임남희, 최우식, 권택정
트랙 15 작사: 브라운 아이드 소울, 임남희, 작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