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오지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방송된 < 오스본스 >에서 보여준 모습은 콩가루 집안의 나사 풀린 어눌한 늙은 가장이었으며 덩달아 2002년 이후에 발표한 앨범 < Under Cover >와 < Black Rain >은 아티스트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뎌지고 순화된 이 두 장의 앨범은 20년간 동고동락한 기타리스트 잭 와일드(Zakk Wylde)의 아름다운 용퇴로 응결되었고 잭의 열정은 자신의 밴드 블랙 라벨 소사이어티(Black Label Society)에 응집되었다. 그의 후임으로 가세한 그리스 혈통의 거스 지(Gus G)는 날선 기타와 공격적인 플레이로 < Scream >을 분노와 광기로 재 장전했다.
특히 CD 2에서 거스 지는 1983년에 제이크 이 리(Jake E. Lee)가 연주한 'Bark at the moon'과 1991년에 잭 와일드의 'No more tears' 그리고 1970년에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가 발표한 < Paranoid >에서 토미 아이오미(Tommy Iommi)가 연주한 'Fairies wear boots'를 각각의 스타일에 가깝게 되살리며 전천후 테크니션임을 인증 받는다. 하지만 오지 오스본의 솔로 명반 < Blizzard Of Ozz >와 < Diary Of A Madman >의 수록곡들을 라이브로 기록하지 않아 오지의 영원한 분신인 랜디 로즈(Randy Rhoads)에 헌정의 뜻을 표했다.
돈 에이어리(Don Airey)가 참여한 < Blizzard Of Ozz > 만큼은 아니지만 아트록의 명가 예스(Yes)와 스트롭스(Strawbs)를 거친 키보디스트 릭 웨이크만(Rick Wakeman)의 아들 아담 웨이크만(Adam Wakeman)이 건반주자로 가세해 날카로움과 웅장함을 동시에 끌어안는데도 성공했다.
6분여 동안 어둠을 찬양한 고딕 트랙 'Let it die'를 오프닝으로 선정한 오지 오스본의 결정은 1980년대의 솔로와 1970년대 블랙 사바스의 아우라를 품으며 < Cover >, < Black Rain >과는 확실한 경계선을 긋고 있다. 제53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하드록 부문 후보에 오른 'Let me hear you scream'과 향수를 자극하는 얼터너티브 록 스타일의 'Life won't wait', 육중한 기타 리프와 베이스 드럼이 반가운 쓰래시 트랙 'Diggin' me down'은 앨범의 핵심 곡들.
빌보드 앨범 차트 4위를 기록한 < Scream >은 환갑을 훌쩍 뛰어넘은 오지 오스본이 오랜만에 대중을 어둠속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교주' 오지의 음산한 제물(祭物)이다.
-수록곡-
CD 1
1. Let it die
2. Let me hear you scream

3. Soul sucker
4. Life won't wait

5. Diggin' me down

6. Crucify
7. Fearless
8. Time
9. I want it more
10. Latimer's mercy
11. I love you all
CD 2
1. Hands of the enemy
2. One more time
3. Jump the moon
4. Bark at the moon (Live)

5. Let me hear you scream (Live)
6. No more tears (Live)

7. Fairies wear boots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