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아트부터 변칙이다. 콜드플레이처럼 서정성 짙은 음악을 하는 밴드에게서 원색의 이미지를 상상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파랑, 보라, 노랑, 초록이 한데 어우러져 영롱한 색감을 뿜어내는 그림은 그룹을 관통하던 그간의 이미지와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미지에 새겨진 콜드플레이라는 이름이 어색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음악 역시 변칙이다. 사운드의 질감을 놓고 봤을 때, 이 곡은 콜드플레이보다도 유투(U2)의 스타일에 훨씬 더 가깝다. 공간계 이펙터를 적극 활용한 기타 톤과 팔세토 창법을 한 겹 거두고 샤우팅까지 내지르는 보컬, 적당히 직선적인 드러밍은 확실히 엣지(Edge)와 보노(Bono), 래리 멀렌(Larry Mullen)이 만들어내는 황홀경의 그것이다. 또렷이 구분되는 질감은 그 위에 흩뿌린 신디사이저의 입자들 정도일까.

스타일은 유투에게서, 전체 흐름은 피터 앨런(Peter Allen)의 'I go to Rio'에서 영향을 받았다. 벤치마킹의 요소가 있어도 콜드플레이만의 서정성을 아주 놓치지는 않았기에 스펙트럼의 확장을 이뤄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모든 눈물은 폭포'라는 멋진 가사에도 불구하고 주 멜로디가 든든치가 않아 흡인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방법론에서는 영리했지만, 감각에서 비범함을 표출하지는 못한 것이다.

제작중인 차기 음반에 이 곡이 수록될 것인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계절성 특수를 노린 게 뻔히 보여 단발성 싱글에 그치는 게 더 나아 보인다. 그게 아니라면 다음 작품은 꽤나 격한 이미지 탈피를 시도하는 앨범이 될 거라는 예고일지도. 뭐가 됐든, 이들이 대중의 마음을 들었다놨다하는 선수라는 것은 더욱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