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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ature    비 영미권 음악 거장들
      • 20세기 모던 샹송의 마스터, 자끄 브렐(Jacques Brel)
      • DATE : 2011/11   |   HIT : 12168
      • by 안재필
      •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국내 라디오에서 단골로 흘러나오는 샹송들이 있다. 조르쥬 무스타키(Georges Moustaki)의 'Ma solitude(나의 고독)', 이브 몽땅(Yves Montand)의 'Les feuilles mortes(고엽)', 자끄 브렐의 'Ne me quitte pas(날 떠나지 말아요)'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에서 특히 'Ne me quitte pas'는 자끄 브렐의 굵직하면서도 애절한 음색 때문에 늦가을의 쓸쓸함과 완벽하게 매치되어 있다. 떠나간 연인을 붙잡는 그 절절한 가사는 또 어떤가. “사랑이 왕이 되고 사랑이 법이 되고 / 당신이 왕비가 되는 왕국을 만들게요”라며 떠나지 말라고 애원한다. 이뿐이 아니다. 마지막에는 “당신의 그림자의 그림자가 되고 / 당신 손의 그림자가 되고 / 당신 개의 그림자가 되는 걸 허락해주세요”라며 매달린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찌질남의 전형이다.

        하지만 자끄 브렐의 완벽한 감정표현력으로 인해 남자 망신 다 시킨다는 생각은 결코 들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연극 무대에 선 경험으로 연극적인 요소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그의 창법은 혼신의 연기를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작위적인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레 몸으로 토해내기 때문에 듣는 사람들도 제 이야기인양 공감을 하고 그 속으로 빠져든다.

        'Ne me quitte pas'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Quand on n'a que l'aomour(우리에게 사랑밖에 없을 때)', 'La chanson des vieux amants(오래된 연인들의 노래)', 'La valse a mille temps(천 번의 왈츠)', 'Le moribond(죽어가는 사람)', 'Amsterdam' 같은 대표곡들도 한편의 모노드라마다.

        문학과 연극을 음악으로 가져온 자끄 브렐의 업적은 그를 '20세기 모던 샹송의 마스터'로 위치시켰고, 바르바라(Barbara), 이브 뒤떼이으(Yves Duteil), 세르쥬 라마(Serge Lama), 빠뜨리시아 까스(Patricia Kaas), 셀린 디온 등 수많은 후배 샹송 가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불어권만이 아니다. 영어권에서도 그의 영향력은 가히 대단하다. 미국에서 로큰롤이 태동하던 1954년에 데뷔해서 록, 포크, 카바레, 재즈, 컨트리 등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횡단했고, 어둡고, 자기 고백적이고, 시적인 가사는 밥 딜런이 등장하기 전 싱어송라이터의 전범을 제시했다. 레오나드 코헨, 데이비드 보위, 스콧 워커(Scott Walker), 마크 알몬드(Marc Almond), 로드 맥퀸(Rod McKuen) 등의 영미권 뮤지션들이 자끄 브렐의 세례를 흠뻑 받았다.

        특히 로드 맥퀸은 1960년대 초반 프랑스에서 자끄 브렐과 직접 교류를 나누며 그의 음악을 영어로 개사하여 서방에 소개하는데 앞장섰다. 'Ne me quitte pas'는 'If you go away'로, 'Le moribond'는 'Seasons in the sun'으로 다시 태어나 빅히트를 기록했다. 로드 맥퀸이 영어로 옮긴 노래들은 1992년에 < Sings Jacques Brel >이라는 타이틀로 발매된 바 있다.

        또한 데이비드 보위는 1972년 'La mort(죽음)'을 'My death'라는 영어로 바꿔 라이브에서 불렀고, 이듬해에는 브렐의 대표곡 'Amsterdam'을 싱글로 발표하기도 했다. 마크 알몬드는 1989년 < Jacques >라는 헌정 앨범을 내놓았다. 전 세계 가수들이 부른 자끄 브렐의 노래는 너무나 방대해서 일일이 체크하기도 힘들 정도다. 혹시 궁금하신 분들은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Jacques_Brel_cover_versions)에서 확인해보시길.

        자끄 브렐은 1929년 4월 8일 벨기에 수도 브뤼셀 인근의 스하르베크(Schaerbeek)에서 태어났다. 마분지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엄한 훈육 속에서 가톨릭 학교를 다니던 그는 친구들과 연극반을 만들어 직접 극본을 쓰고, 연기도 했다. 열다섯 살부터는 기타를 품에 안았고,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교를 그만뒀다.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면서 청년 가톨릭 자선연합 '라 프랑슈 꼬르데(La Franche Cordee)'에 가입하며 활동했고, 회장까지 올랐다. 1950년에는 여기에서 만난 테레즈 미시엘상(Therese Michielsen)이라는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1952년부터 곡을 쓰며 음악 활동을 시작했고, 1년 뒤에는 필립스 레코드사를 통해 'La foire(전시회)', 'Il y a(있다)' 두 곡의 노래를 녹음하기도 했다.

        1953년 말 가족들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쓰고 프랑스 파리로 건너갔다. '레클리즈(L'Ecluse)', '레쉘 드 자콥(L'Echelle de Jacob)', '레 트와 보데(Les Trois Baudets)' 같은 카바레에서 라이브를 하며 실력을 키워나갔고, 1954년 대망의 데뷔 앨범 < Jacques Brel Et Ses Chansons (자끄 브렐과 그의 노래들) >을 발표했다.

        1955년 '조조(Jojo)'라는 애칭으로 잘 알려진 친구이자 매니저, 운전기사인 조르쥬 빠스끼에(Georges Pasquier)를 만났고, 이듬해에는 평생의 음악 동반자로 남게 될 피아니스트 프랑수와 로베(Francois Rauber)와 조우했다. 클래시컬한 음악을 지향했던 프랑수와 로베는 자끄 브렐에게 음악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거의 모든 음반에서 피아니스트로 참여했다.

        음악적 내공을 쌓고 1957년에 발표한 2집 음반 < Quand On N'a Que L'amour >의 타이틀 곡 'Quand on n'a que l'amour'가 프랑스 차트 3위에 오르며 자끄 브렐의 전성시대가 개막했다. 'La valse a mille temps', 'Ne me quitte pas', 'La mort' 등이 수록된 4집 < La Valse A Mille Temps >(1959년), 'Marieke(마리에케)', 'Le moribond' 등의 클래식이 담긴 5집 < Marieke >(1961년), 조국 벨기에에 바치는 'Le plat pays(평평한 나라)'가 실린 6집 < Les Bourgeois (중산층) >(1962년)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불어권 톱스타로 우뚝 섰다.

        불어권 전역은 물론이고, 러시아, 미국, 아프리카 등지로 공연활동을 하며 바쁘게 보내던 그는 1966년 돌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극심한 피로감과 인기에 대한 회의가 그 이유였다. 절친이자 샹송 가수 샤를르 아즈나부르(Charles Aznavour)가 말렸지만, 그의 결정은 단호했다. 그해 10월 파리 올랭피아(The Olympia) 극장에서 열린 마지막 콘서트에서 수만 명의 팬들은 위대한 가수의 은퇴를 아쉬워하며 7차례의 커튼콜로 그를 불러냈다. 결국 1968년 열 번째 앨범 < J'arrive (나는 도착한다) >를 끝으로 무대 뒤로 사라졌다.

        가수 활동을 중단함과 동시에 관심이 있었던 은막으로 직행했다. 1967년 앙드레 까야뜨( Andre Cayatte) 감독의 영화 < Les Risques Du Métier (위험한 사업)>을 시작으로 1973년까지 열편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했고, < Franz >(1971년)와 < Le Far West >(1973년)에서는 직접 메가폰을 잡기도 했다.

        1971년 끌로드 를르슈(Claude Lelouch) 감독의 작품 < L'aventure, C'est L'aventure (끝없는 모험) >에 출연하면서는 새로운 연인 매들리 바미(Maddly Bamy)와 사랑에 빠졌다. 한편 1968년에는 세르반테스의 소설 < 돈키호테 >를 바탕으로 만든 미국 뮤지컬 <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 >를 불어로 옮겨서, 직접 주연을 맡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1973년 영화 < La Far West >를 찍으면서 자끄 브렐은 자신의 병(폐암)이 위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결국 유언장을 작성하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요트 여행을 떠났다. 1974년에는 가족이나 다름없었던 조조가 세상을 떠나자 큰 충격에 휩싸였다. 같은 해 왼쪽 폐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나라 마르키즈 제도(Marquesas Islands)에서 요양을 하던 그는 1977년 마지막 앨범을 내놓기로 결심하고 파리로 돌아왔다. 마르키즈 제도에서 쓴 열 두 곡이 담긴 열 세 번째 음반 < Brel >은 그렇게 탄생했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기력이 쇠한 느낌은 들지만, 마지막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먼저 세상을 떠난 조조에게 바치는 'Jojo'를 비롯해서, 'Vieillir(늙다)', 'Le bon dieu(선하신 신(神))' 등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는 노래들로 가득하다.

        마지막 작품이 발표된다는 소식은 프랑스 전역을 뒤흔들었다. 자끄 브렐이 레코드사에 포로모션을 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사실 홍보가 필요가 없었다. 투병 중인 자끄 브렐 자체가 거대한 화제였기 때문이었다. 앨범 발매 당일에만 65만장이 팔려나갔고, 20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1978년 10월 9일 자끄 브렐은 폐 질환으로 숨을 거뒀다. 향년 49세. 그의 유해는 폴 고갱의 무덤이 있는 마르키즈 제도의 히바오아(Hiva Oa) 섬에 안장됐다. 로드 맥퀸은 “자끄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침실에서 일주일 내내 술을 마셨다.”고 훗날 회상한 바 있다.

        자끄 브렐이 세상을 떠난 지 3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생방송 중이다. 웨스트라이프에 의해 'Seasons in the sun'이 불려지고, 잭 존스(Jack Jones)는 'If you go away'를 바람에 실려 재해석한다. 샹송 가수들의 트리뷰트는 말할 것도 없다. 자신의 개인적인 삶을 진솔하게 표현한 문학적 가사와 광대한 음악 세계에 한 번쯤 발을 담그고 싶기 때문이다. 언어 장벽도 무너트린 거장의 힘이다.
      • 2011/11 안재필(rocksacrific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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