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집은 프랑스와 벨기에, 홍대 앞으로 거처를 옮기며 작업한 글로벌한 결과물이다. 흔하디 흔한 달콤한 신디팝이나 단장(斷腸)의 한의 정서는 배제했다. 간결한 사운드 디자인으로 재단하여 흥(興)과 미(美를) 박음질 한다. 악기와 평등하게 위치한 보컬은 신경쓰지 않은 듯, 자신을 빛내는 코르사주의 역할을 말끔하게 해낸다.
음악의 심상은 곡 타이틀에 함축했다. '프랑스 처녀의 파티', '반란', '카르뎅' 같은 단어의 싹은 상상의 줄기를 틔어낸다. 흥미롭게도 이들은 제목을 먼저 지어놓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엮은 후 리듬과 멜로디를 만들어낸다. 영감을 주는 사진이나 영화를 본 느낌을 형태로 짜내는 것이다. 실제로 '콩코드(Concorde)'는 프랑스의 콩코드 광장을 스케치했다. '탁 트인 광장', '우중충한 날씨 위로 펼쳐진 노란 하늘'을 담고, 비트는 길거리 연주자들의 풍경을 전자음으로 변환했다고 한다.
이런 독특한 직조방식은 이들이 음악 전공자가 아니라는 것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멤버 김준원의 말을 옮기자면, '이론 상으로 봤을때 이게 맞는지, 아닌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대로 만든 음악'이라고 한다. 자신의 머릿속에서 바로 끄집어낸 메타포는 '형식미 파괴', '아방가르드'의 수식어를 멋쩍게 만들 정도로 분방하다.
발군의 능력은 중심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에 있다. 어느 악기 하나 자신을 주장하거나 다투는 법이 없다. 앨범 순서도 균형감 있게 긴장과 이완으로 놓여 있다. 다만 보컬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다. 아무리 장식이라지만 그 능력을 더 갈고 닦으면 더 큰 '가능함'이 열리지 않을까. 결국 음원과 라이브에서의 균형 감각, 보컬의 활용도가 이들의 진화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 수록곡 -
1. The Naked Sun
2. Vogue Boys And Girls

3. French Virgin Party

4. The Flashback
5. Rebellion
6. Battaille!
7. Au Revoir
8. Concorde
9. 60`s Cardin

10. Racket

11. Vivi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