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그룹 유투(U2)의 최고 히트곡 중 하나인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는 듯하지만, 매일의 삶 가운데 끝없이 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과 싸워야하는 인간의 나약한 믿음에 관한 노래다. 그러니까 결국 U2의 보컬리스트 보노(Bono)가 <롤링 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가 믿음보다는 의심에 관한 노래라고 밝힌 것처럼, 이 곡은 신을 믿으면서 의심하고, 의심하면서 믿는 모든 종교인들의 진실한 신앙고백과도 같은 얘기다.
노래 속의 주인공은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산꼭대기를 오르고, 들판을 달리기도 하고, 때론 도시의 벽을 기어오르기도 한다. 신의 존재를 느끼기 위한, 진리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신을 체험한 후에도 그는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노래 제목인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는 신의 존재를 느끼면서도 번민 속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계를 극명하게 표현해준다.
이제 주인공은 신 이외의 것을 찾아 자신의 영적 갈증을 채우려 하고, 결국은 세상 욕망 앞에서 여러 차례 무릎을 꿇는다.
무려 40일의 금식기도를 마친 예수는 배고픔을 무릎 쓴 채 돌을 빵으로 만들어 먹으라는 악마의 유혹을 물리친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게 강하지 못하다. 신의 품보다는 '꿀로 위장한 악마의 입술'(honey lips)에서 "위안을 느낀다."(feeling the healing in her finger tips) 결국 그는 신을 저버린 채 죄악을 저지른다. “악마의 손을 잡는다.”(holding the hand of a devil)는 것은 결국 그 유혹 앞에 무릎을 꿇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목마름은 세상의 정욕으로 결코 채워질 수 없다.
다시 신의 앞에 선 주인공은 두 가지 고백을 한다. 주기도문의 신앙고백처럼 세상 종말에 이어 도래할 신의 왕국(the kingdom), 즉 천국과 예수가 인간의 죄를 진 채 십자가에 매달렸다는 사실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물론 이런 믿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모든 의심과 목마름이 해결된 건 아니다. 그는 여전히 허전한 내면세계를 채워줄 그 무엇인가를 찾아 헤맨다. 아마도 이런 방황은 그가 죽어 신과 직접 만날 때까지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신을 믿으면서도 의심 때문에 고통 받았던 사람들은 모두 믿음이 약해서였을까? 아니다. 기독교 사상 가장 위대한 신앙인 중 하나로 일컬어지는 '살아 있는 성녀' 테레사 수녀도 수십 년 동안 인도 캘커타 빈민가에서 봉사하면서 끊임없이 약해지는 믿음 때문에 신앙의 위기를 겪곤 했다. 그녀는 자신의 고해를 담당한 신부에게 보낸 40여 통의 편지에서 “주님을 보려 해도 보이지 않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다.”며 종종 신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괴로움을 솔직히 드러냈다.
“저는 우리 주님이 쥐고 있는 몽당연필에 지나지 않습니다.”고 고백하며 평생 자신의 믿음에 수절했던 테레사 수녀마저도 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 때문에 괴로워했다는 건 보통의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는 얘기가 아닐까.
신의 존재에 대한 끊임없는 번민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신에 대한 소명을 버리지 않은 채 헌신했기에 테레사 수녀의 삶이 찬란하게 빛났던 것이 아닐까. 의심을 딛고 일어선 믿음은 아무 어려움 없이 처음부터 믿었던 것보다 더 견고하며 고결한 믿음이 아닐까.
U2의 기타리스트 에지(the Edge)에 따르면 이 곡의 영감은 밥 딜런 노래 'Idiot wind'(명반 < Blood On The Tracks >의 수록곡)의 가사 중 “You'll find out when you reach the top you're on the bottom.”(꼭대기에 올랐을 때 그곳이 바닥이란 걸 깨닫게 될 것이다.)란 구절에서 얻었다고 한다.
가사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음악도 가스펠적인 엄숙함과, '아일랜드 특유(Gaelic)의 멜랑콜리한 감성'이 혼재돼 있다. 전설적 블루스 기타리스/가수인 비비 킹(B.B. King)은 백인 젊은이들이 쓴 노랫말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며 이 곡의 작사, 작곡을 모두 칭찬했다. 유투의 기념비적인 1987년 앨범 < Joshua Tree >의 수록곡으로 'With or without You'이 이어 두 번째로 빌보드 팝 싱글 차트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I have climbed highest mountain
I have run through the fields
Only to be with you
Only to be with you
가장 높은 산에 오르기도
들판을 달려보기도 하였습니다
오직 그대와 함께 하기 위해
오직 그대와 함께 하기 위해
I have run
I have crawled
I have scaled these city walls
These city walls
Only to be with you
달리고
기고
이 도시의 벽을 기어오르기도 했습니다.
이 도시의 벽을
오직 그대와 함께 하기 위해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I have kissed honey lips
Felt the healing in her fingertips
It burned like fire
This burning desire
달콤한 입술에 키스 했지요
그녀의 손가락 끝에서 치유를 느꼈지요
그것은 불처럼 타올랐어요.
이 타오르는 욕망
I have spoke with the tongue of angels
I have held the hand of a devil
It was warm in the night
I was cold as a stone
천사처럼 달콤하게 말하고
악마의 손을 잡기도 했어요
그 밤은 매우 따스했지요
하지만 난 돌처럼 차가웠어요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I believe in the kingdom come
Then all the colors will bleed into one
Bleed into one
Well yes I'm still running
I believe in the kingdom come
주님의 나라가 임할 것을 믿습니다
그러면 모든 피부색깔이 하나가 되겠지요
하나가 되겠지요
그래요, 전 여전히 쉬지 않고 달립니다
You broke the bonds and you
Loosed the chains
Carried the cross of my shame
Of my shame
You know I believed it
당신은 속박을 끊어주었고
사슬을 풀어주었지요
내 치욕의 십자가를 지고 갔습니다
내 치욕의 십자가
당신도 과거 내 믿음을 아십니다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But I still haven't found what I'm looking for...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가 원하는 것 찾지 못했습니다...
“I have scaled these city walls.”에서 'scale'은 '...를 기어오르다'는 의미의 동사이지만, 명사로는 '규모'나 '눈금', '등급' '저울' 등 완전히 다른 의미로 쓰인다. 또한 음악에서 'scale'은 '음계'를, 물고기의 경우는 '비늘'을 뜻한다. 또한 '치석'을 'scale'이라고도 한다. 그러니까 치석제거 하는 의료행위를 의미하는 'scaling'은 'scale'에서 파생된 말이다. 이 노래에서처럼 '...를 기어오르다'는 의미의 동사로 쓰인 경우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1. He has finally scaled to the top. (그는 결국 정상에 올랐다.)
2. Edmund Hillary of New Zealand was the first man to scale Mount Everest.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는 에베레스트 산을 최초로 정복한 사람이었다.)
'Healing in her fingertips'에서 'healing'은 '치유'란 의미로 'cure'(치료)와 함께 쓰이기도 하는데, 사실 두 단어 사이에는 상당한 느낌의 차이가 존재한다. 주로 'cure'가 병을 낫게 하기 위한 의료적 치료행위를 뜻하는데 반해 'healing'은 마음의 병을 고치거나 부상에서 회복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된다. 또한 종교적, 혹은 초현실적인 방법으로 병을 고치는 경우에도 'healing'이 쓰인다. 동사의 경우 'to cure'는 '병을 고치다'로, 'to heal'은 '회복하다', '상처가 아물다' 정도로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1. cancer is a very difficult disease to overcome, but it definitely can be cured. (암이 극복하기 힘든 질병이지만, 분명 고칠 수 있다.)
2. His nagging groin injury has completely healed. (그를 괴롭히던 사타구니 부상이 완전히 회복됐다.)
“I have spoke with the tongue of angels.”에서 'spoke'의 위치에 '말하다(speak)'의 과거분사인 'spoken'이 들어가는 게 올바르다. 하지만 대화체에선 그냥 줄여서 'spoke'를 쓰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이 문장은 신약성서 고린도전서(Corinthians) 13장 1절에서 따온 게 아닌가 한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If I speak in the tongues of men and angels, but have not love, I have become sounding brass or a tinkling symbol.)
이 성경구절을 감안할 때 “천사처럼 달콤하게 말한다.”는 것은 “가식적이며 위선적인 말들을 늘어놓는다.”라는 의미가 된다 할 수 있다.
“I have held the hand of a devil.”(악마와 손을 잡기도 했다.)는 말은 실제로 정욕 때문에 죄를 범했다는 뜻이다. 이 노래에서는 어느 매혹적인 여성의 유혹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묘사된다.
“I believe in the kingdom come.”에서 'kingdom'은 단순히 지구상의 어느 왕국을 말하는 게 아니라 '신의 나라', 즉 '천국'(하늘나라)을 뜻한다. 리들리 스코트(Ridley Scott) 감독의 'the Kingdom of Heaven'이란 영화가 있다. '천국'이란 뜻이다. 'The kingdom of God'도 '신의 나라', '천국'을 말한다. 주기도문을 보면 “나라에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Your kingdom come, your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란 표현이 나온다. 여기서 'kingdom'이 바로 '천국'을 뜻한다. 'The United Kingdom'은 '영국'이다.
“All the colors will bleed into one.”에서 'all the colors'는 '각기 피부색깔이 다른 모든 사람들'을 말한다. 인종을 표현할 때 'color'는 '백인'(white)을 제외한 '모든 유색인종'을 뜻하는데, 미국에서는 주로 '흑인'(Afro-American)을 칭할 때 쓴다.
'To carry the cross'는 '십자가를 지고 가다'라는 말로, 'to bear the cross'와 비슷한 느낌을 갖고 있다. 둘 다 말 그대로 예수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어려운 삶의 고통이나 짐을 짊어지고 가다'라는 뜻으로 주로 사용된다. 이 경우라면 'to carry the burden'이라고 해도 같은 뜻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