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움('Bo peep bo peep')과 섹시('너 때문에 미쳐')를 오가던 티아라가 복고 아이돌로 돌변한 현상은 좀처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위 현상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들게 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누가 봐도 복고 콘셉트가 영화 < 써니 >에 상당부분 빚져있는지라 단발적 이벤트로 그칠 것이라는 추측을 빗나간다는 점이다. 큰손님인 10대의 선호코드와 일치점을 찾기 쉽지 않음에도 이들은 성실히 근현대사 복원에 앞장선다.

두 번째 이유는 '빙글빙글'의 실책과 연관된다. 원작과 비교해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는 '리메이크'를 빙자한 '카피'수준의 결과물들은 '검증된' 곡으로 '싼 값'에 '얼굴'만 바뀌어 고정 팬들에게 인사치레하는 불성실함을 반영한다. 간혹 쉬지 않고 삽입돼 터져 나오는 추임새가 재해석의 증거라고 믿을 수는 없으니 뭔가 새로운 구석을 찾아보려 노력해 하지만 그럴수록 머릿속은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한다. 티아라의 행보를 제 3의 길을 택한 개척으로 이해하기보다 일시적인 외도로밖에 볼 수 없는 사정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