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 하나씩 하나씩 >에서는 지난번에 이어서 오랫동안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머물러야만 했던 노래들을 소개해 드리겠는데요. 요번에는 2000년대 이후에 이 불운의 기록을 세운 노래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One last cry'와 바네사 윌리암스와의 듀엣 곡 'Love is'로 알려진 흑인 가수 브라이언 맥나이트의 'Back at one'은 1999년 11월 20일부터 2000년 1월 8일까지 8주 동안 2위를 차지했는데요. 이 노래의 정상 정복을 저지한 노래가 바로 산타나와 롭 토마스가 함께 한 'Smooth'였습니다. 여름에 어울리는 'Smooth'가 겨울에 12주 동안 1위 자리에 떡~하고 버티고 있었으니 브라이언 맥나이트 입장에선 얼마나 화가 났을까요?
2001년 4월 14일부터 5월 26일까지 7주간 2인자 자리에 머문 노래는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Survivor'인데요. 이 노래의 넘버원을 막은 곡은 바로 자넷 잭슨의 10번째이자 마지막 넘버원인 'All for you'였습니다. 이 'Survivor'는 4인조의 데스티니스 차일드에서 두 명이 빠지고 미셸 윌리암스가 가세해 3인조가 되면서 발표한 곡인데요. 자신들은 끝까지 살아남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곡입니다. 하지만 데스티니스 차일드도 몇 년 후에 해산하고 말죠.
2002년 4월 6일부터 5월 18일까지 7주 동안 2위에 머물렀던 팻 조와 아샨티의 'What's luv'는 다른 노래들에 비해서 그나마 덜 억울한 편입니다. 왜냐하면 'What's luv' 정상 등극을 막은 노래가 바로 아샨티의 'Foolish'였기 때문이죠. 당시에 아샨티의 인기는 2001년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알리야의 빈자리를 채워주며 거침없는 인기가도를 달렸습니다.
같은 해인 2002년 연말에 포리너의 'Waiting for a girl like you' 만큼이나 비극적인 노래가 탄생합니다. 최고의 여성 래퍼로 인정받는 미시 엘리엇의 'Work it'이 11월 16일부터 2003년 1월 18일까지 무려 10주 동안 외로운 2인자 자리를 지켜야 했죠. 그럼 이때 미시 엘리엇 누님을 외롭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 바로 에미넴입니다. 에미넴이 차트 탑을 차지하는 12주 동안에 미시 누님은 정확히 10주 동안 2위에서 'Lose yourself'의 하락을 오매불망 기다렸던 겁니다. 정말 운이 없는 노랩니다.
2004년 4월 24일부터 6월 12일까지 8주 동안 2인자의 서러움을 당해야했던
마리오 와이넌스의 'I don't wanna know'의 원수는 어셔입니다. 어셔의 'Yeah!'가 2월 28일부터 5월 15일까지 장장 12주 동안 1위를 지켰고, 그 다음 주인 5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어셔의 두 번째 싱글 'Burn'이 이어서 넘버원에 오른 겁니다. 그러니까 'I don't wanna know'는 어셔의 노래 두 곡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죠.
'크렁크 앤 비'의 여왕 시아라의 'Goodies'에 이은 두 번째 싱글 '1, 2 step'은 2005년 1월 8일부터 2월 19일까지 7주 동안 2위를 지켰는데요. 당시에 시아라의 정상 등극을 저지한 노래는 마리오라는 신예의 아주 멋진 노래 'Let me love you'죠. 이 곡이 9주간 넘버원을 차지하면서 가장 큰 득을 본 사람은 바로 이 노래의 작곡가인 니요(Ne-Yo)입니다.
2005년 6월 4일부터 9월 10일까지 무려 14주 동안 머라이어 캐리의 'We belong together'가 싱글차트 정상을 호령했는데요. 이 노래가 마지막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을 때 2위로 치고 올라온 노래가 바로 그녀의 또 다른 싱글인 'Shake it off'였죠. 'Shake it off'는 9월 20일부터 10월 15일까지 6주 동안 2위에 정체하고 있었고, 바로 그 위에선 카니에 웨스트의 'Gold digger'가 10주 간 넘버원을 차지했습니다. 머라이어 캐리로서는 새로운 기록을 놓친 셈이죠.
복고적인 소울을 들려준 날스 바클리의 'Crazy', 다들 기억하시죠? 2006년 7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7주를 기다렸지만 결국 정상 등극에는 실패하는데요. 이 날스 바클리를 '미치게' 만든 노래는 캐나다 출신의 싱어 송라이터 넬리 퍼타도가 힙합과 댄스를 시도해서 큰 반향을 이끌어 낸 'Promiscuous'와 블랙 아이드 피스의 홍일점 퍼기의 'London bridge'였죠.
미국 애틀랜타를 기점으로 활동하는 3인조 힙합 그룹 샵 보이즈의 'Party like a rockstar'는 2007년 6월 9일부터 7월 14일까지 6주 동안이나 제이 지와 리아나의 'Umbrella'가 1위에서 떨어지기를 기다렸지만 애석하게도 'Party like a rockstar'가 먼저 나가떨어졌습니다. 더티 사우스 스타일의 이 노래 하나만 남긴 샵 보이즈는 원 히트 원더스 코너에 소개해야 할 팀이네요.
흑인 가수 크리스 브라운이 2008년에 발표한 업템포 발라드 'With you'는 2월 16일부터 3월 8일까지 4주 동안 플로 라이다와 티-페인의 'Low'에 막혀 정상에 오르지 못했는데요. 한 주 쉬고 다시 뒷심을 발휘해 3월 22일부터 3월 29일까지 2주 동안 2위를 기록합니다. 그런데 이때 'With you'의 1위 진출을 방해한 노래는 어셔와 영 지지가 함께 한 'Love in this club'이었죠. 흑인의 적은 흑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With you'보다 더 안타까운 노래를 소개해 드리죠. 바로 레이디 가가의 'Bad romance'입니다. 이 곡은 2009년 12월 5일부터 12월 19일까지 3주 동안 제이 지와 알리샤 키스의 'Empire state of mind'에 밀려 넘버 투에 머물렀다가 2010년 1월 16일부터 1월 30일까지 재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비슷한 이미지로 등장한 케샤의 'Tik Tok' 때문에 정상을 놓치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 레이디 가가는 한 주를 쉬고 2월 13일에 다시 2위로 올라가지만 케샤의 'Tik Tok'은 9주 동안 1위 자리를 장기집권 합니다.
이상 2회에 걸쳐서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오랫동안 2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노래들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은 이 노래들이 안타깝게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어둠이 없으면 별도 빛나지 않고, 숫자 2가 없으면 1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노래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