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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ature    임진모의 위대한 유산
      • 진실을 향한 탐색-시인과 촌장
      • DATE : 2012/07   |   HIT : 38382
      • by 임진모
      • 음악 하는 사람들은 때로 '내가 만들어낸 음악과 내 실제가 과연 일치하느냐?'의 고민에 빠지곤 한다. 진정한 자아와 음악적 자신이 얼마만큼 부합하는가, 아니면 둘 사이에 어느 정도 괴리가 존재하는가에 대한 고통스런 갈등이다. 만약 아름다운 노랫말의 곡을 만들어냈는데 자신의 진면목은 추하다고 느꼈을 때, 적어도 양심을 가진 아티스트는 고뇌에 휘둘리게 된다.

        1980년대 아련한 감성을 전해준 전설적인 듀오 '시인과 촌장'은 '사랑일기' 그리고 2000년 당대 최고인기가수 조성모가 리메이크해 다시 재조명된 명곡 '가시나무' 하면 떠오르는 그룹이다. 이 2인조의 지휘자로서 이후에는 CCM(현대 기독교음악) 음악의 삶에 천착한 하덕규는 그러한 고민과 갈등의 진지한 뮤지션십에 가장 근접했던 음악작가였다. 그는 '시인과 촌장'의 앨범 전곡을 썼다.

        2006년 유학길에 올라 미국에서 선교 학을 전공한 뒤 2010년 워싱턴DC에서 목사안수를 받았다. 현재 전국 교회를 돌며 공연으로 복음을 전하는 '음악목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짝이자 빼어난 기타리스트인 함춘호 역시 동료의 앨범 세션 외에 연주 복음성가 활동을 지속화하고 있다. 그는 기독음악연합회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시인과 촌장'의 음악에는 비둘기로 대표된 새(bird)와 새(new)가 유난히도 많이 등장한다. '새벽공기를 가르며 날으는 새들의 날개죽지 위에...'('사랑일기') '새와 소년은 아지랑이와 함께 하늘 높이, 하늘 높이 올라가...'('얼음무지개') 그리고 '새벽' '새털구름' '새날' '새봄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 등의 노래 제목들.

        음악 팬들에게 드높은 서정성을 전해준 1986년 2집 앨범과 1988년 3집 <숲>에 수록된 이 곡들은 순수와 아름다움 속에 새(bird)로 상징된 '자유'와 새(new)로 표현된 '새로운 평등 세상에 대한 내적 갈망'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메시지의 무게감이 단번에 확인된다. 하지만 자세히 파고들면 2집과 3집 사이에는 커다란 의식의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떠나가지마 비둘기, 그 잿빛 날개는 너무 지쳐 있겠지만 다시 날 수 있잖아 비둘기, 처음 햇살 비추던 그날 아침처럼...'(2집의 '떠나가지마 비둘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3집의 '가시나무')

        불굴과 비상의 주문으로부터 흔들리는 자아의 고통스런 고백으로 메시지의 축이 이동한 것이다. 무엇 때문에 심경의 변화가 생겨난 것일까. 2005년 인터뷰에서 그는 '가시나무'는 좌절과 자성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가시나무'가 나왔을 때 메시지에 상당히 놀랐습니다. 앨범에도 “마지막 녹음 직전에 '가시나무'와 '나무'를 만들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란 개인노트도 들어가 있구요. 심경변화를 일으킨 것만은 분명해보였습니다.
        사실 2집 곡들은 시적 감수성 속에 자유와 쟁취에 대한 신념이 녹아있지요. 하지만 3집을 만들 때는 외부상황이 바뀌었어요. 특히 1987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진영후보(YS, DJ)의 패배와 민주화의 후퇴에 깊이 좌절했습니다. 대선 후 한 카페에서 '앞으론 진보성향의 노래를 만들겠다!'고 동료들 앞에서 선언했습니다. 그리곤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간 노래를 녹음했어요. 정치권을 조소하고 비판하는 노래들이었던 거죠. 하지만 녹음을 다 마친 후 한 달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상념에 휩싸였습니다. 과연 내가 그런 노래를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었죠.

        막판에 들어간 '가시나무'가 그런 갈등의 소산이었겠네요.
        그렇죠. '네가 그 돌을 들어 누구를 칠 자격이 있느냐. 돌을 내려놓아라.'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깨우친 거지요. 이를테면 '나는 누구한테 말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자각이었어요. 내 안의 나는 진실하지 않으며, 댄스가수인 김완선, 박남정보다 좋은 음악인이 아니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연예산업의 가면과 가수의 허위의식에 대한 스스로의 질타였습니다. 좋은 노랫말을 전달하는 '포장된 나'와 속으로는 영웅이 되고자 하고 세속적 성공을 바라는 '진짜 나'의 혼돈을 깊이 반성한 거죠. '가시나무'는 그런 자기고백을 담은 곡이었습니다. 급조되어 막판에 들어갔고, 그러면서 미리 녹음해놨던 공격적인 노래는 다 빼버렸습니다.

        CCM으로 가는 서막이 '가시나무'였던 거군요.
        3집은 이전의 비판적인 기조에서 갑작스런 자기성찰로 전환되었지만 전 그 앨범을 끝으로 대중가요를 하지 않는다고 결심했습니다. 치부를 다 드러내고 떠난다는 심경이었지요. 음악 하는데 의기소침했고 실망했던 때였습니다. CCM이 저를 구원해주었습니다. 기독교인으로 나의 세계를 갖고 CCM은 그 세계를 전달하는 통로가 된 거죠.

        '가시나무'를 쓸 때 고통스러웠던 만큼 만드는데도 시간도 많이 걸렸겠어요.
        아니에요. 피아노로 음 하나 둘을 쳤는데 저절로 멜로디가 이어졌어요. 그냥 나온 멜로디였다는 게 적당할 표현일 겁니다. 피아노로 10분 만에 작곡해서 완성했어요. 만들면서 무지 많이 울었죠. 이틀 후에 '들국화' 멤버로 고인이 된 허성욱에게 들려주고, 그의 피아노연주로 녹음했지요. 성욱이가 녹음하면서 '형, 이거 내 얘기 같아!'라고 말했던 게 기억납니다.

        지금은 '가시나무'를 어떻게 생각합니까?
        비판력이 거세된, 완전히 순화된 메시지라서 강한 메시지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했을 테지만, 전 메시지의 솔직성 때문에 맘에 듭니다. 단순하나 탁월한 감성이라는 생각도 들고.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것 아세요? 그런 인정을 받은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가장 진실한 것이 남는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합니다.

        1958년 강원도 홍천에서 태어난 하덕규는 추계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다가 오종수와 만나 시인과 촌장을 결성, 1981년 첫 앨범을 발표한다. 돈을 벌기 위해 음악을 시작했다는 그는 이 앨범을 '지금 생각해도 허영으로 가득 찬 결과물'이었다고 술회한다. 앨범 실패로 낙담한 그는 우연히 본 미국 포크의 전설 우디 거스리의 흑백 다큐멘터리 영화에 일대 충격을 받아 언더그라운드 음악계로 들어서게 된다.

        당시 그가 거스리에 영향 받아 삼게 된 지향은 '예술가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사고 아래 확립된 운동가적 삶이었다. 1986년, 출중한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함춘호(1961년생)와 의기투합해 발표한 시인과 촌장 2집 앨범은 그를 일약 언더의 주요한 작가로 상승시킨 작품이었다.

        함춘호는 시와 같은 노래를 연주와 편곡으로 풀어줄 사람을 찾았던 하덕규의 바람을 후련히 충족시켜주었다. 그는 함춘호가 대구에서 음악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거기까지 내려가서 듀엣을 제의했다. 이 앨범이 아련한 향수를 제공하는 것은 하덕규의 괴롭고도 아픈 노랫말도 있지만 함춘호의 명징하고도 시린 듯한 기타 톤 덕이다. 지금도 라디오에 흘러나오는 애청곡 '사랑일기'를 비롯해 '푸른 돛' '고양이' '풍경' 그리고 '비둘기' 노래가 연작 형식으로 수록된 이 앨범은 1980년대 포크의 수작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함춘호와의 공동전선은 거기서 끝났고 1988년의 3집 <숲>은 당시 듀엣 '어떤 날'의 멤버인 조동익 이병우와 꾸려냈다. 시인과 촌장의 대표작 '가시나무'를 비롯해 '새벽' '푸른 애벌레의 꿈' '새날' 등이 수록되어 라디오전파를 수놓았다. 1984년 '진달래'가 수록된 개인앨범을 내놓기도 한 그는 시인과 촌장 이후에는 CCM으로 전향해 1990년 <쉼>, 1992년 <광야>, 1997년 <집1> 등 지속적인 앨범활동을 펼쳤다.

        <쉼>에 수록된 로큰롤 풍의 곡 '자유'는 <가요 톱10>의 10위권에 진입했을 만큼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2000년, 14년 만에 함춘호와 다시 만나 엮어낸 < The Bridge >로 신앙 아닌 현실세계로 돌아왔고 2001년에도 < The Painter > 앨범을 냈지만 대중의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비록 열광적 인기를 획득하지는 못했어도 하덕규 스스로가 정의한 '한 인간의 진실을 향한 탐색'이라는 자세는 진정성 측면에서 문화유산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상업성 강제의 일방통행이 지배하는 현실이지만 진지함을 완전히 외따로 떨어져 고립을 시켜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은 심각한 환영이다. 그런 시각으로는 지금도 시인과 촌장의 음악이 주목을 받고 되새김질이 계속되는 이유를 풀이할 수 없다. 시인과 촌장의 음악은 소비적 대중이 아닌 사색적 대중, 반성적 대중의 것이다.

        2010년 소설가 김훈은 시인과 촌장의 곡 '숲'의 마지막 구절에서 제목을 따온 장편 <내 젊은 날의 숲>을 냈다. 김훈은 이렇게 말했다. “제목을 먼저 정해 놓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제목이 멀리서 등대처럼 소설을 끌어 주었다.”
      • 2012/07 임진모(jjinmoo@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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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1-1991(Best) 시인과 촌장 IZM 1991
        숲 시인과 촌장 강민정 1988 7275
        푸른 돛   시인과 촌장 임진모 1986 5362
        2집 시인과 촌장 IZM 1986
        1집(시인과 촌장) 시인과 촌장 IZM 1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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