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9월 5일자 차트에는 록 밴드의 노래가 첫 주에 1위에 올라서 4주 동안 정상을 차지합니다. 바로 에어로스미스의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인데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슬픔보다 살아 돌아온 연인을 반기던 리브 타일러의 모습이 참 '거시기'했던 영화 < 아마게돈 >의 주제곡 'I don't want to miss a thing'은 다이안 워렌이 작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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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후인 1998년 11월 14일 자에는 로린 힐의 'Doo wop (That thing)'이 1위로 등장해 2주 간 정상을 호령합니다. 힙합 그룹 퓨지스의 멤버였던 로린 힐이 발표한 첫 번째 솔로앨범 < Miseducation Of Lauryn Hill >에 수록된 이 곡은 그래미에서 최우수 알앤비 여성 가수 부문과 최우수 알앤비 노래를 포함해 모두 다섯 개의 트로피를 쓸어갔고, 화면을 반으로 나눠 1967년과 1998년의 흑인 삶이 달라진 게 없다고 표현한 뮤직비디오는 MTV 비디오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비디오를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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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오디션 프로그램 < 아메리칸 아이돌 > 시즌 2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백인 남성 가수 클레이 에이킨은 'This is the night'으로 6월 28일 자 빌보드 싱글차트에 1위로 첫 등장합니다. 이 노래는 넘버원으로 등장한 최초의 데뷔 싱글이란 기록을 인쇄했는데요. 1997년에 발표한 엘튼 존의 'Candle in the wind 1997' 이후 미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싱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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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4의 우승자 캐리 언더우드의 'Inside your heaven'은 2005년 7월 2일에 머라이어 캐리의 'We belong together'를 밀어내고 차트 1위로 등장했지만 그 다음 주에 다시 머라이어 캐리에게 1위 자리를 빼앗깁니다. 같은 < 아메리칸 아이돌 > 시즌 4에서 캐리 언더우드와 경쟁했던 2인자 보 바이스가 부른 'Inside your heaven' 역시 탑 텐에 올라서 캐리 언더우드와 보 바이스의 'Inside your heaven'이 빌보드 싱글차트 2위와 3위에 오르는 진기한 기록을 세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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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 싱글차트에서 1위로 등장한 노래는 모두 15곡인데요. 1995년부터 나타난 현상입니다. 그럼 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런 대기록들이 줄줄이 나왔을까요?
미국에서 음반 시장이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린 것은 1980년대지만 이것이 차트에 예민하게 반영된 것은 1990년대입니다. 이때부터 메이저 음반사들은 차트 성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죠. 그래서 대형 음반사의 예민한 손길이 전혀 없던 건 아니었습니다. 또한 1980년대의 마이클 잭슨이나 1990년대 초반의 너바나처럼 파급력이 큰 대형 스타의 부재도 음반사의 위기로 다가왔죠. 그래서 초특급 스타를 발굴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 음반사가 인위적으로 조작한 경우도 간혹 있었습니다. 대중이 스타를 만들지만, 제작사에 의해서 스타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