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친목도모는 조정치, 이경남, 김호용 3인조 밴드 그린치즈의 연장선이다. 2008년 < Green Cheese >에서 싱그러운 사운드와 농후한 음악적 깊이를 절묘하게 버무린 음악으로 나타난 그들은 얼마 되지 않은 2009년 말, 서울전자음악단 1집 < 서울전자음악단 >의 보컬 정용한을 영입함으로써 친목도모를 재탄생시켰다. 목소리를 전담하는 멤버들이 각 파트의 집중도를 높이며 자신들의 각오와 자신감을 새로 다졌다.
친구들의 작지만 즐거운 이야기처럼 고전적인 소리로 서로 대화를 나눈다. '길'과 '돌아오지 않는'에선 1980년대 분위기가 물씬 나는 블루스를, '두근두근'에선 하드록의 기타 톤과 초기 로큰롤의 흥겨운 피아노 연주를 다룬다. 또한 < 못친소 페스티벌 >과 절묘한 우연성을 보여주는 조정치 작사, 작곡의 '촌스러운 남자'는 세련됨을 삭제시킨 보컬과 코러스 속에 조정치의 현란한 블루스 기타 솔로를 담았다.
단련된 세션들의 집합답게 소리는 다채롭고 견고하다. '두근두근'과 '하이하이'에선 오르간부터 플롯까지 다양한 소리를 구현한 건반과 재즈 풍의 관악기 그리고 담백한 퍼커션을 삽입하여 넓은 소리 층을 쌓았다. 적절하게 대입한 리버브 효과가 바람, 빛, 하늘의 이미지화에 얼마나 큰 공헌인지를 들려주는 '그 빛을 기다리며'는 노련함까지 증명한다.
하지만 친목도모라는 이름에 숨겨진 약점도 있다. 자세에서 소극성을 보이는 음악적인 실험과 도전의 부재. 'She's so fine'과 '그대 보낸 뒤'가 다른 음반에 수록된 적 있어 음악적인 혁신성이 없다. < 친목도모 >가 사실상 2010년 작이라는 점은 조정치가 대중적인 관심을 얻게 된 현재에 친목도모의 활동이 모순이며 진실성도 의심되는 상황으로 보일 수 있다.
비즈니스가 된 음악계에서 친목도모라는 말이 갖는 강점과 약점을 모두 수행하지만 아쉽다. 특히 대중에게 접근한 그 시기성 불편하다. 좀 더 주도면밀했어야 했다.
- 수록곡 -
1. 그 빛을 기다리며

2. 두근두근

3. She's so fine
4. Delete
5. 촌스러운 남자
6. 그대 보낸 뒤
7. 하이하이

8. 길
9. 돌아오지 않는
10. 우리가 함께해야 할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