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 힙합 유닛이 부르는 클럽 튠의 서울 상경소녀 귀향 이야기'

콘셉트의 조합 자체도 충분히 혼란스러운데 노래는 이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다. 우선 개연성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일관된 흐름이 없이 억지로 연결된 벌스(verse)와 브릿지, 훅의 형상을 보자. 2,30초 간격으로 다른 노래를 듣는 느낌이라는 설명이 적합해 보인다. 여기에 충분히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전원일기 오프닝 곡 멜로디도, 태평소와 꽹과리와 같은 다양한 국악기 연주도 파편화된 곡의 틈새들에 맥박을 빼앗기니 편곡에 도입한 시도도 그저 아쉽기만 하다. 개연성이 없기는 가사도 마찬가지다. 이야기 전체에도 맥락이 증발했으며 노래의 사운드와도 조화를 형성하지 못한다. 도시 일상 탈출을 다룬 주제가 비난조의 정서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인지, 제작자가 해명을 했던 'to the 전원일기' 부분도 무슨 의미인지 도통 알 수 없는 마당에 상경소녀들은 벌써 고향으로 내려가 클럽 튠을 틀어놓았다.

곡에는 사람들을 잡아 끌만한 흡인력도 부재하고 힘들여 찾아온 사람들을 포섭해낼 설득력은 더더욱 없다. 따로 노는 3분 50초를 보내고 난 뒤에 남는 여운은 방금 전에 끝난 '롤리 폴리' 식 후렴구와 앞선 가사가 던졌던 은근한 불쾌함뿐이다. 모(母) 그룹 티아라가 총체적 난국에 처해있다는 것은 음악 팬들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외환(外患)으로도 충분한데 국면의 타개책이 오히려 내우(內憂)까지 더했다. 지금 상태로는 이들의 커리어 하이 '롤리 폴리'가 온다 해도 그저 어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