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불균형을 제자리로 잡아줬다. 올해로 성인이 된 권소현은 전체적인 콘셉트에 융화되기 시작했고 24살이 된 허가윤, 남지현, 전지윤은 성숙미를 뽐낸다. 더욱이 메인 보컬 허가윤과 올라운드 싱어 전지윤은 투윤이라는 유닛을 결성해 음악적인 성취를 쌓아 놓은 상태였다. 현아에게 시선과 관심을 빼앗길 이유가 없다.
적기에 변화를 감행한 것 역시 효과적이다. 지금껏 포미닛의 음악을 도맡아온 신사동호랭이 대신 용감한 형제들이 프로듀싱을 맡음으로써 골조를 재구성했고 이는 새로운 매력을 구축했다. 발랄해진 일렉트로닉 곡은 그들을 요염함이 아닌 활발함으로, 유혹하는 몸짓이 아닌 당돌한 목소리로 변화시켰다. 그간 앞세웠던 자극적인 안무를 없애고 이름과 전화번호를 당당히 물어보는 가사로 채운 타이틀곡 '이름이 뭐예요?'가 그렇다. 카리스마, 섹시에 대한 집착을 버리자 자연스러운 매력이 피어난다.
이처럼 팀의 조합은 매끄러워졌으나 음악과 시너지 효과를 내지는 못한다. EP의 콘셉트로 잡은 키치함과 그루브를 잡은 힙합 리듬은 소녀시대의 'I got a boy'를 연장하고 있다. 특히 흐름을 꺾는 콜라주 구성과 강한 드럼비트가 엮인 'Whatever'는 'I got a boy'의 요약본과 같다. 또한 'Domino'와 'Gimme that'은 귀에 단숨에 기억되는 멜로디 라인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음반의 부피감만 담당한다. 트렌드를 답습하다 세심함을 놓친 작법은 '이름이 뭐예요?' 뮤직 비디오에서 싸이의 말춤 같은 군무 대형을 위해 문맥 없이 등장하는 좀비 무리로 이어진다.
균형은 잡았지만 완성은 아니다. < My Name Is 4minute >는 뜨거운 이슈처럼 데뷔한 이후에 그려진 하향곡선에 안정적인 변곡점을 그렸다는데 의미가 있다. 포미닛은 두 번째 관문에 접어들었다.
-수록곡-
1. What's my name?
2. 이름이 뭐예요?

3. Whatever
4. Gimme that
5. Domi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