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한 장씩 넘기다보면 불현 듯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습니다. 이런 계절 송은 그 달만 되면 꾸준하게 애청되기 때문에 긴 생명력을 과시하죠. 그래서 이번 < 하나씩 하나씩 >에서는 달(月)을 소재로 한 노래들을 모아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2013년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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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영국의 싱어 송라이터 크리스 디버그는 1987년에 'Lady in red'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 이전인 1979년에 공개한 'The girl with April in her eyes'로 이미 알려진 가수입니다. 파르르 떨리는 음색으로 부르는 이 4월의 찬가는 당시 국내 다운타운 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크리스 디버그의 이름이 알렸지만 유럽과 아시아 그리고 남미에서의 반응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인지도가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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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 가펑클이 1966년에 발표한 이 노래는 지금도 4월이 되면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곡인데요. 거기엔 이유가 있습니다. 1분 50초라는 경제적인 러닝타임이 가장 큰 장점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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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한 'April come she will'과는 반대로 4월이 되어도 자주 들을 수 없는 노래가 딥 퍼플의 'April'입니다. 앨범의 러닝타임이 무려 12분이 넘기 때문에 라디오에서 선곡하기 힘들지만 1970년대에는 음악다방에서 골든 레퍼토리로 자리했습니다. 1960년대 후반 하드록과 클래식을 접목한 이 곡은 아트록의 1세대 노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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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첫 날이 되면 라디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랩니다. 비지스가 1969년에 발표한 이 곡은 어렸을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강아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네요. 영국에선 6위, 미국에선 37위를 기록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지금까지 애청되는 비지스의 골든 레퍼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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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이 넘는 대곡 'July morning'은 'Rain'과 함께 영국의 하드록 밴드 유라이어 힙의 국내 대표곡입니다. 외국에선 'Easy livin''이 가장 유명하죠. 1970년대 음악다방을 화려하게 수놓은 이 곡은 하드록과 프로그레시브 록이 적절하게 안배되어 장중함과 비장함이 분위기를 지배합니다. 보컬리스트 켄 헨슬리와 건반주자 데이비드 바이런이 작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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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을 대표하는 곡으로 매년 8월 말만 되면 신청이 쇄도하는 'September'는 많은 사람들이 히트를 노리고 8월이나 9월에 발표됐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9월이 지난 1978년 11월에 공개됐습니다. 어스 윈드 & 파이어는 이 노래의 히트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 있게 11월에 싱글을 풀었던 거죠. 9월의 화창한 휴일을 연상시키는 이 곡은 무한 행복을 전이시키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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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9월, 한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장례식 날, 그의 10살짜리 아들은 식이 진행되는 도중에 뛰쳐나와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궜죠. 아들이 걱정된 어머니는 쫓아가서 방문을 열어달라고 하지만 그 소년은 울면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9월이 끝나면 깨워주세요.” 그 10살짜리 아이가 23년 후에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라는 명곡을 만든 그린 데이의 보컬리스트 빌리 조 암스트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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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면 여기저기 들리는 노래 두 곡이 있습니다. 하나는 가요고, 다른 하나는 팝이죠. 이용의 '잊혀진 계절'과 나이 들수록 점점 느끼하게 변해가는 배리 매닐로우의 'When October goes'입니다. 유명한 작사가 저니 머서가 미완성으로 남긴 노랫말에 배리 매닐로우가 멜로디를 붙여 탄생한 스탠더드 재즈 풍의 'When October goes'는 1984년에 발표한 곡인데요. 그해 어덜트 컨템포러리 차트에서 가장 큰 히트곡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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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비가 내리면 이 노래는 어김없이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November rain'의 잔향은 짙고 생명력은 길죠. 보컬리스트 액슬 로즈의 피아노 연주와 후반부에 등장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기타리스트 슬래시의 반감을 샀고, 결국 팀의 주축인 두 사람의 결별로 이어집니다. 건스 앤 로지스의 허세와 폼으로 중무장한 이 뮤직비디오는 팝 역사상 가장 비싼 제작비가 투입됐고, 빌보드 싱글차트에 오른 탑 텐 싱글들 중에서 가장 긴 러닝타임을 갖고 있는 노래라는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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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보컬리스트 프랭키 밸리의 가성으로 유명한 포 시즌스가 1976년에 발표해서 빌보드 정상을 차지한 이 곡은 팀의 건반 주자 밥 가디오와 나중에 그의 부인이 되는 주디 파커가 작곡했습니다. 당시의 유행을 받아들여 디스코 풍으로 편곡한 이 곡은 드러머 제리 폴치가 리드 보컬을 맡았죠. 'December 1963 (Oh! What a night)'은 한 남성의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그린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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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 주에서 결성된 콜렉티브 소울은 1990년대를 수놓은 얼터너티브 록 밴드 중에서 압도적인 멜로디 감각을 뽐낸 그룹이었습니다. 1995년에 발표한 이들의 두 번째 앨범이 바로 그것을 증명하는데요. 여기선 거의 모든 곡들이 인기를 얻죠. 두 번째로 공개한 싱글 'December' 역시 콜렉티브 소울의 탁월한 선율 감각을 과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