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67년 '몬트레이(Monterey) 팝 페스티벌'과 소울/펑크(soul/funk) 그룹 바-케이스(Bar-Kays)와의 협연 등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던 레딩은 캘리포니아 주 왈도 포인트의 어느 선상 가옥에서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의 영감을 얻었다. 집을 떠나 거일 매일 공연을 치러야하는 바쁜 일정 가운데 모처럼의 휴식을 맞은 그는, 오가는 배들과 물결을 바라보며 자신의 처지와 정 반대인 백수의 한 나그네를 떠올렸다.
그해 12월8일 잠시 짬을 내 멤피스 소재의 '스택스(Stax)' 스튜디오를 찾은 레딩은 스택스 레이블의 하우스밴드 '부커 티. & 더 M.G.'s'(Booker T. & the M.G.'s)의 창단 멤버이며 기타리스트/프로듀서인 스티브 크로퍼(Steve Cropper)와 함께 작곡을 완성하고 대부분의 fp코딩을 마쳤다. 하지만 그는 맨 마지막 부분 작사를 마치지 못한 채 다시 바-케이스와 투어에 나서야 했다. 레딩은 일단 휘파람으로 아웃트로(outro)를 채운 후 돌아와서 보컬파트를 완성해 넣겠다고 크로퍼에게 다짐했다.
하지만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틀 후 레딩과 바-케이스 멤버들을 태운 비행기는 위스콘신 주 매디슨의 레이크 모노나(Lake Monona)에 추락했다. 차가운 강물은 바-케이스의 트럼펫 연주자 벤 코울리(Ben Cauley)를 제외한 탑승자 전원을 삼켜버렸다. 졸지에 파트너를 잃은 크로퍼는 믹싱을 마무리하며 임시방편으로 넣어뒀던 레딩의 휘파람 파트를 지우지 않은 채 그대로 남겨두었다. 씁쓸한 느낌을 자아내는 휘파람 소리는 팝 음악팬들을 울리는 영원한 전설이 되었다. 크로퍼는 노래 앞부분에 파도와 갈매기 소리를 추가, 더욱더 애잔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천재 뮤지션의 요절은 팝 음악계 전체를 슬픔에 빠뜨렸다. '소울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은 “나쁜 날씨에 비행하지 말라고 말렸다.”며 아쉬워했다. 아레사 프랭클린은 “뉴스를 접한 순간 모든 걸 멈춘 채 얼어붙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장례식에는 무려 4천5백 명이 참석했다.
이듬해 1968년 1월8일 발매된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는 오티스 레딩의 유일한 빌보드 팝 싱글차트 넘버원 히트곡이 됐다. 그리고 아티스트 사후 팝 넘버원 히트를 이룬 첫 번째 노래로도 기록됐다. 요절 당시 겨우 만 26세였던 그가 만약 살았다면 훨씬 더 많은 명곡들을 쏟아냈을 거란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록그룹 도어즈는 1969년 앨범 < The Soft Parade >의 수록곡 'Runnin' blue'에서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를 직접적으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보컬리스트 짐 모리슨은 초반 아카펠라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외치며 오티스 레딩의 죽음을 아쉬워했다. “가여운 오티스, 죽어 사라졌네. 나로 하여금 그의 노래를 부르게 남겨둔 채.”(Poor Otis dead and gone. Left me here to sing his song.) 또 노래 중간에는 “Got to find the dock on the bay.”(바닷가 부두를 찾아야 해.)란 대사를 집어넣기도 했다.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는 또한 베트남 참전용사들에게 큰 위안을 준 곡으로도 유명하다. 전장의 참상과 너무도 동떨어진 바닷가의 여유로운 풍광이 현실도피의 효과로 작용한 것이다. 이 노래는 베트남전을 다룬 올리버 스톤(Oliver Stone) 감독의 기념비적인 영화 < 플라툰 >(Platoon, 1987년)의 삽입곡으로도 쓰였다.
한편 같은 해 발표된 마이클 볼튼의 리메이크 버전은 빌보드 팝 싱글차트 11위까지 올랐다. 이 외에도 새미 해거, 밥 딜런, 글렌 캠벨, 퍼시 슬레지, 웨일런 제닝스와 윌리 넬슨, 심지어 글램 록 밴드 티-렉스(T-Tex)와 얼터너티브 록밴드 펄 잼도 이 곡을 리메이크했다.
I'll be sittin' when the evenin' comes Watchin' the ships roll in Then I watch 'em roll away again, yeah I'm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Watchin' the tide roll away I'm just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Wastin' time 아침 햇살을 받으며 앉아 저녁이 찾아와도 앉아 있을 거야 들어오는 배들을 보고 또 그 배들이 멀어져가는 걸 보네 바닷가 부두에 앉아 물결이 멀어져가는 걸 보네 난 그저 바닷가 부둣가에 앉아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어 I left my home in Georgia Headed for the Frisco Bay 'Cause I had nothin' to live for It look like nothin's gonna come my way So I'm just goin'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Watchin' the tide roll away, ooo I'm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Wastin' time 조지아 내 집을 떠나 샌프란시스코 만으로 향했지 거긴 내가 살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으니까 내겐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것만 같아 그러니까 난 그저 바닷가 부두에 앉아 물결이 멀어져가는 걸 보려하네 난 그저 바닷가 부둣가에 앉아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어 Look like nothin's gonna change Everything, still remains the same I can't do what ten people tell me to do So I guess I'll remain the same, yes 아무 것도 바뀔 것 같지 않아 여전히 모든 게 그대로야 열 명의 사람들이 각기 하는 말을 다 들을 순 없어 그래서 그냥 이대로 있으려하네 Sittin' here restin' my bones And this loneliness won't leave me alone, yes Two thousand miles, I roam Just to make this dock my home Now I'm just gonna sit at the dock of the bay Watchin' the tide roll away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Wastin' time (whistle) 여기 앉아 피곤한 뼈들에게 휴식을 주네 이 외로움은 날 내버려두지 않아 2천 마일을 헤매 다녔지 이 부둣가에 정착하기까지 난 그저 바닷가 부두에 앉아 물결이 멀어져가는 걸 보려하네 바닷가 부두에 앉아 이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있어 (휘파람) |
제목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의 'the bay'는 노랫말에도 등장하는 Frisco Bay, 즉 샌프란시코만(San Fracisco Bay)을 뜻한다. 'San Fracisco Bay Area'(또는 Bay Area)는 샌프란시스코 만안(灣岸)지역으로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Oakland), 산호세(San Hose) 등 여러 도시들이 인접해 있다. 번역하며 'The dock of the bay'를 '만의 부두'로 표현하진 않았다. '만' 대신 '바닷가'라고 썼다.
'Georgia'는 오티스 레딩의 고향 도슨(Dawson)의 포함된 조지아 주를 말한다. 도슨은 전체 인구가 채 5천 명이 안 되는 작은 도시다. 조지아 주의 수도는 아틀랜타(Atlanta)이다.
“Because I had nothing to live for."에서 'live for'는 그야말로 '...를 위해 살다'이다. 어떤 목적, 혹은 어떤 사람을 위해서일 수도 있다. “조지아에서 내가 살아야 할 그 어떤 이유도 없었기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으로 이주해왔다”는 말인 것이다. 'Live for'를 이용해 문장을 만들어보자.
1. After my father died, it seemed like I had nothing to live for.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내겐 특별히 살아야 할 이유가 없는 듯했다.)
2. Everyone should have something to live for. (누구나 다 무언가를 위해 살아야 할 게 있어야 한다.)
3. I'm going to live for what I'd die for. (난 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그 무언가를 위해 살 것이다.) 영국 여가수 제시 밀즈(Jess Mills)의 노래 'Live for what I'd die for'의 후렴구 가사.
“Nothing's gonna come my way.”는 직역하면 “아무 것도 내게 들어오지 않는다.”, 즉 “난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또는 “아무 것도 내게 이뤄지지 않는다.”란 의미가 된다. 'Come (one's) way'가 들어간 몇 가지 표현을 살펴보자.
1. Better days are finally coming my way. (드디어 좋은 날들이 내게 다가왔다.)
2. If you'd keep smiling, happiness will come your way eventually. (계속 웃으면 행복이 결국 당신을 찾아올 거예요.)
3. How come opportunity like that never comes my way? (왜 내겐 그런 기회가 한 번도 주어지지 않는 거지?)
“I can't do what ten people tell me to do.”는 “여러 사람이 각기 말하는 조언들을 다 듣고 그대로 행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So I guess I'll remain the same.”(그래서 그냥 이대로 있으려하네.)에선 왠지 게으름과 외로움을 즐기려는 의도가 느껴지기도 한다.
“This loneliness won't leave me alone.”(이 외로움은 날 내버려두지 않아.)는 다른 노래에서도 등장하는 멋진 노랫말이다. 명곡 'Many rivers to cross'에서 지미 클리프(Jimmy Cliff)는 다음과 같이 외친다. “And this loneliness won't leave me alone. It's such a drag to be on your own.”(이 외로움은 날 내버려두지 않아. 혼자인 게 너무도 지겨워.)
“Two thousand miles, I roam.”에서 '2천마일'은 분명 조지아 주 도슨에서 캘리포니아 만까지의 거리를 말하는 듯하다.
“Just to make this dock my home.”은 “노래 속 주인공이 부둣가에 집을 샀다.”는 게 아니라 갈 곳 없는 떠돌이가 부두를 집 삼아 앉아있는 상황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