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빅뱅 멤버들은 모두 작정이라도 한 모양이다. 최근 연달아서 발표한 싱글이나 앨범에서 모두 트랩과 덥스텝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드래곤을 필두로 태양과 탑까지 이 노선에 합류했다. 트렌드를 새롭게 써보려는 듯한 시도는 좋지만 과연 가수에게 어울리는 음악인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다.

리듬에 팔 할 이상을 두고 있기에 멜로디라 할 수 있는 부분들은 거세되고 둔탁한 바탕 위에 박자를 쪼개는 방식으로 승부를 보고 있다. 다양한 빠르기의 랩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속사포처럼 치고 나오는 부분 외에는 적절한 유효타가 보이지 않는다. 매스 미디어에 대한 견해를 피력하는 가사는 하고 싶은 음악과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했다는 탑 스스로의 설명을 십분 이해시키는 지점이지만 이 역시도 유의미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한다. 장점과 단점이 뒤섞여 균형을 이룬 묘한 싱글이다.

이 시점에서 빅뱅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진다. 반 이상의 멤버가 모두 하나의 장르에 시선을 집중한 상황에서 과연 그룹의 앨범이 나온다면 그 앨범은 어떤 노선을 취하고 있을까.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비슷한 성향으로 제대로 터뜨려주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야만 이 곡도 그 앨범을 위한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수순으로서 이해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