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내지르는 풍부한 성량과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보컬, 순수한 마음이 느껴지는 노랫말은 윤도현의 이름을 기억하게 했다. 특히 수록곡 '타잔'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사랑받았는데 첫 앨범은 포크 록과 록이 섞여 있었고 전문 세션맨들의 연주에 윤도현의 노래가 결합된 형태였다.
1997년 두 번째 앨범을 내놓으며 윤도현 밴드로 시작한 윤도현 밴드는 윤도현(보컬, 기타), 유병열(기타), 엄태환(기타), 박태희(베이스 기타), 김진원(드럼)의 체제로 구성되었다. 비로소 밴드로서의 진용을 갖춘 윤도현 밴드는 2집을 통해 안정적인 록 사운드를 구축했으며 '이 땅에 살기 위하여', '철문을 열어' 등의 곡으로 저항적인 로커의 이미지를 획득하며 당시 유행한 록 담론과 함께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특히 하드 록과 헤비메탈의 영향력이 강하게 드러나는 유병열의 기타는 윤도현의 내지르는 보컬과 함께 윤도현 밴드 사운드의 쌍두마차가 되었다. '다시 한 번' 같은 슬로우 록 넘버가 록 넘버들과 공존하는 것도 윤도현 밴드의 특징이었다.
1997년 윤도현 밴드는 세 번째 앨범 <소외>를 내놓았다. 이 앨범에서는 유병열이 사운드 디렉터를 맡아 '소외'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곡들을 선보였으며 밴드의 사운드를 더욱 숙성시켰다. 1997년 신중현 트리뷰트 앨범에 참여하고, 1999년 산울림 트리뷰트 음반에 참여한 윤도현 밴드의 이름을 더욱 알린 것은 1999년에 발표된 윤도현 밴드의 4번째 앨범 <한국 Rock 다시 부르기>이다. '바람', '탈춤', '나 어떡해', '그것만이 내 세상'등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 록의 명곡을 다시 부른 4집 앨범을 통해 윤도현 밴드는 윤도현 밴드만의 강력한 음악적 어법을 확정했다.
2003년의 6집 < [YB] Stream >, 2006년 7집 < Why Be? >, 2009년 8집 <공존>과 라이브 앨범 등을 내놓은 윤도현 밴드는 방송과 라이브 무대를 가리지 않는 활발한 활동과 사회적 현장에 함께 하는 진솔한 모습으로 한국의 대표 록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대부분의 록 밴드들이 인디 신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실에서 윤도현 밴드는 세대와 성별, 지역을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와 열정적인 라이브 무대, 그리고 늘 변화를 시도하는 음악적 에너지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유의 내지르는 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다양한 표현을 병행하는 윤도현의 보컬과 일체감 높은 밴드의 사운드는 록이 변방의 장르가 되지 않도록 튼실하게 지켜내는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록 음악을 대중화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록 음악에 담겨 있는 복합적 의미를 음반과 라이브를 비롯한 다양한 활동으로 채워내고 있는 윤도현 밴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 : bandobyul@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