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기우였다. 유니클로 악스홀을 꽉 채운 관객들은 이 낯선 음악에 언제든 환호를 내지를 수 있는 충실한 팬들이었다. 제임스 블레이크 또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방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몸을 흔들며, 고개를 끄덕이며, 발로 박자를 맞추며 그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음악을 즐겼다.
어떻게 흘러가겠다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지만 내용은 재발견의 연속이었다. 수줍음 가득했던 제임스 블레이크의 모습처럼 분명 대중들에게 쉬이 다가갈 수 있는 친절한 음악은 아니지만, 혼란 속에 숨겨져 있는 특유의 조화와 흐름은 왜 그가 현재 가장 사랑받는 아티스트 중 하나인지를 증명하고도 남았다. 의외의 발견 속에서 쏜살같이 지나간 90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