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첫째가는 강점은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첨단의 트렌드 사이에서 이런저런 스타일을 끌어들이면서 다채로운 신스팝을 들려주는 것이다. 온전히 옛날 규격에만 매달리지 않으며 그렇다고 현재 팝 음악 차트 전반을 지배하는 날카로운 전자음의 향연에 경도되지도 않는다. 'We sink'는 뉴웨이브와 테크노, 팝적인 감각을 고루 혼합하며 'Lies'는 록의 골격에 신스팝의 외투를 걸쳤고 'Science/Visions'는 하우스 음악에 장엄한 코러스를 입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2절까지 잔잔하게 흐르다가 브리지를 지나 댄스곡으로 변모하는 'Tether', 마틴 도허티가 리드 보컬을 맡은 'You caught the light'는 요즘 유행하는 얼터너티브 리듬 앤 블루스의 향취마저 느껴진다. 마니아 음악을 하면서도 다수가 즐길 수 있도록 표현 영역을 확장한다.
멜로디와 리듬을 유려하게 뽑아내는 것도 특기다. 두 개의 루프로 그루브와 중독성을 모두 획득한 'Gun', 보컬이 조용하게 나오는 부분에서 드럼 프로그래밍으로 다이내믹함을 보강하고 보컬 샘플을 이어 붙여 간주를 긴장감 있게 연출한 'Night sky', 간단한 음절을 리듬처럼 활용한 'Lungs' 등이 그러하다. 'Recover', 'By the throat'에서 나타나듯이 이들은 코러스를 소극적으로 삽입하거나 짧게 부른 부분을 변조해 사용하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를 적소에 끼워 간드러지는 율동감을 살려 낸다. 여기에 귀에 빠르게 익는 노래의 선율까지 지녔다. 세 멤버의 경험과 호흡이 준수함이란 열매를 맺었다.
결실은 멤버들의 음악적 성취에 그치지 않는다. 유수한 음악 매체들이 처치스의 데뷔 앨범을 올해의 앨범 중 하나로 선정했다. 또 'We sink'와 'Under the tide'가 각각 비디오게임 < FIFA 14 >와 < Gran Turismo 6 >에 수록되는 엄청난 부대 성과도 달성했다. 디럭스 버전에 수록된 'Strong hand'의 가사 일부분을 가져온 앨범 제목은 창의성과 노력에 대한 은유라고 한다. 그 표현처럼 의욕에 찬 창조성이 처치스에게 광채를 선사했다. 2013년 최고 신인의 최고의 데뷔 앨범이다.
-수록곡-
1. The mother we share

2. We sink
3. Gun

4. Tether
5. Lies

6. Under the tide
7. Recover

8. Night sky
9. Science/Visions
10. Lungs
11. By the throat
12. You caught the l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