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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bum    J-POP
      • RAY
        2014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
      • DATE : 2014/03   |   HIT : 5674
      • by 황선업
      •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

        전작으로부터 3년 4개월, 어느 때보다도 개방형 활동을 전개했던 그들이었다. 매해 열린 전국투어와 각종 페스티벌 출연, 5장의 싱글 릴리즈에 라이브 생중계까지. 지속적인 상호소통을 거쳐 조심스레 꺼내놓은 이 빛엔 어떤 장벽에도 사라지지 않을 내구력이 감지된다. 이렇게나 밝았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긍정적 기운으로 일관한 이들의 귀환. 그것은 매너리즘이라는 단어를 무의미하게 만들 만큼의 찬란함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어느덧 햇수로 15년, 초기 지지자들과 신규 팬들을 같은 공감대로 묶으려 첫 베스트앨범을 선보였고, 그렇게 듣는 이들 간의 우선적인 교류로 변화를 예고했다. 이를 기점으로 부풀어 오른 것은 자신들의 노래를 더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이제 준비가 된 대중들에게 고백한다. 서로간의 연결고리는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고. '괜찮아. 그 빛의 시작에는 네가 있어'라는 프로모션 트랙 'ray'의 가사가 이를 가장 상징적으로 말해준다.

        어느 때보다도 조화로운 사운드가 돋보인다. 각 파트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켰던 < orbital period >(2007)나 아르페지오를 중심으로 풀어나갔던 < COSMONAUT >(2010)와는 달리, 모든 악기가 한발 물러나 균형을 맞춘다. 한 쪽으로 집중하는 것이 아닌, 4명의 주연이 호흡을 맞추며 완벽한 신을 연출하는 격이다. 이로 인해 떨어질 박진감이나 긴장감은 각기 다른 사운드 톤의 조화를 기반에 둔 세밀한 프로듀싱으로 메웠다. 볼륨을 낮추면서도 다른 소리에 묻히지 않도록 철저히 세공한 흔적이 뚜렷하다. 또한 편곡에 있어 어느 때보다도 열띤 토의와 가녹음의 프로세스를 거쳐서인지 라이브에 가까운 생동감이 시종일관 이어진다. '레코딩'보다는 '합주'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덕분일 것이다.

        8비트의 킥드럼과 신시사이저의 사용이 두드러지는 '虹を待つ人(무지개를 기다리는 자)'와 일정한 비트의 반복으로 좀 더 댄서블한 분위기를 유도한 'ray'는 기존의 궤도를 슬쩍 이탈하며 '신작'이라는 점을 확실히 강조한다. 4인의 응집력을 보고 싶다면 가창과 반주의 합이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ラストワン(Last one)'과 중간의 변주가 고민의 무게를 엿보게 하는 'morning glow'가 추천트랙이다. 물론 단조와 장조를 자유롭게 오가는 'ゼロ(Zero)'와 오케스트레이션이 곡의 감성을 배가시킨 '友達の唄(친구의 노래)'와 같은 발라드도 건재하다. 좀 더 유순해진 앙상블은 뾰족한 연필보다 뭉툭한 연필이 좀 더 안정적이고 오랜 필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생각을 정확히 반영하며 러닝타임을 이끌어간다.

        덧붙여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노랫말이다. 앨범에 담겨있는 열네 트랙은 그간 겪어 온 방황이 결국 듣는 이들과의 인연을 위함이었을 깨닫게 하는 여정이다. 여태껏 '하고 싶었던 말'에 좀 더 무게추가 기울어져 있던 후지와라의 목소리는 이제 '들려주고 싶었던 말'에 더 가까워졌다. '싫어하는 자신으로 하여금 세상까지 미워하지 않도록(ラストワン)'하고 조언하다가도, 결국 '별을 읽었던 위치를 알듯 너의 목소리로 내가 나아가는 거야(サザンクロス)'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하는 태도는 결국 들어주는 이가 있기에 성립되는 부분이다.

        이들이 그간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한 고독과 슬픔, 기쁨과 환희를 다양한 언어의 만찬으로 끌어안아 주었기 때문이다. '아직 볼 수 있다는 것. 아직 들린다는 것. 눈물이 난다는 것. 배가 고프다는 것. 거울에 비친 사람이 지켜준거야(smile)'라는 구절은 그래서 더 각별하다. 결국 마주하고 있는 너와 내가 결국 서로의 삶을 지탱해주는 이유임을 발견하는 가장 극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내면과의 처절한 다툼 속에서 태어난 소리의 집합체는 이제 실연자와 감상자가 가진 자아를 일체화시키는 가장 큰 매개체로 분하고 있다.

        청춘이라는 달콤한 올가미 안에서 방황하던 소년들은 더 이상 그 치기어림에 안주하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결핍의 상태로 꿈과 사랑을 맹목적으로 쫓지도 않는다. 대신 '너', 즉 '듣는 이'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이를 존재의미의 한가운데에 새겨 넣고 있다. 곱씹을수록 머리에 맴도는 선율과 소리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인 작업으로 음악적 진보 역시 증명하고 있지만, 내적 성장의 증명이 없었다면 이렇게 좋은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음악에 있어 '이야기'의 중요성을 줄곧 관철했던 그들은 어느덧 훌쩍 자라 이렇게 눈부신 광선을 발하고 있는 중이다. 그저 고마울 뿐이다. 망원경을 들여다보던 소년이 이렇게나 좋은 어른이 되어줘서.

        - 수록곡 -
        1. Will
        2. 虹を待つ人(무지개를 기다리는 자)
        3. ray
        4. サザンクロス(Southern cross)
        5. ラストワン(Last one)
        6. morning glow
        7. ゼロ(Zero)
        8. トーチ(Torch)
        9. Smile
        10. firefly
        11. white note
        12. 友達の唄(친구의 노래)
        13. (please) forgive
        14. グットラック(Good luck)
      • 2014/03 황선업(sunup.and.down1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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