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곡과 작곡을 동시에 취하는 구성은 사실상 '영화속의 모든 음악'이라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따라서 태생자체가 틀린 음악들이 어떤 균형과 조화를 이루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며, 완성도있는 영상작품이라는 결론을 위해서도 신중한 작업과 안목이 요구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음악의 일관성있는 사용과 배치, 음악에 의한 연출, 예상되는 결말과 이에 따른 개연성의 확보 등 많은 것들이 고려대상이 된다. (이러한 패턴이 정착되기 전, 음악작업자의 의지보다는 영화제작사와의 이해관계에 인해 선곡이 결정되는 시기도 있으나 지금은 상당부분 개선되었다.)
성공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단순히 음악적인 부분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연출에 가까운 마인드로 작업에 임하여야 하며, 이는 곧 작업자의 전지적 시점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격으로 인해 작업시의 인적구성에서도 차별성을 보이게 되는데 철저한 업무 분업화가 일반적인 미국의 경우, 작곡가와 선곡자의 역할자체를 분리하는 경우는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은 호칭인 Music Supervisor는 그런 역할을 적절하게 포지셔닝한 좋은 예다.
최근 한국의 경우에도 영화음악 관련업무자들을 '음악감독'이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정착되어가고 있는데, 이는 작곡가들이 선곡작업도 병행하는 한국의 보편적인 관행과 특수성에 의한 합의화 된 호칭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오리지널스코어와 선곡음악이 서로의 균형을 깨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조화를 이룬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특정한 상황을 안일하게 처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하는 결과물도 많아서 '선곡+작곡'의 분류는 각기 다른 두 성격의 음악들이 얼마나 유기적인 협력과 연관성을 가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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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서로간의 연관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스코어와 삽입곡의 공조가 엄청난 효과를 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래를 부른 두 여가수의 이름을 일약 유명하게 만들었던 [약속]과 [쉬리]의 사운드트랙은 주제가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현대 한국영화음악의 1세대로 평가받는 작곡가들의 존재와 영화의 실질적인 조력자가 이들의 음악이었음을 인지하게되면서 하나의 틀을 확립할 수 있었다. 영화속의 음악이란 때때로 오리지널스코어와 기획된 음악의 상이한 구성이 조합 가능한 특이한 장르이며 그것이 하나의 공식이 될 수 있음을 인식시킨 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