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의 음악은 < 다크나이트 > 시리즈로 안정적인 호흡을 맞추어 온 음악파트너 한스 짐머(Hans Zimmer)가 담당했다. 영화의 세계관과 주제, 상징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디테일한 음악적 묘사가 존재하는데 대가의 작품답게 치밀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그 해석의 기발함으로 인해 많은 영화음악 애호가들에게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작품이기도 하다.
|
< 인셉션 >의 음악은 한스 짐머가 기존의 작품에서 자주 들려주던 익숙한 패턴과 적절하게 영화의 긴장감을 이끌어가는 언더스코어의 배합도 훌륭하지만, 중요한 음악적 영감을 프랑스의 샹송가수 에디트 피아프(Edith Piaf)의 'Non, Je Ne Regrette Rien'에서 기반하고 있다.
이곡은 영화 속 인물들이 임무를 마치고 꿈속에서 빠져 나올때, 다시 말해 잠에서 깨어나야 할 상황에서 자명종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점을 초반부에 명시하는데(극중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설명으로 언급된다.) 이 자명종 소리를 듣고도 깨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Dream Is Collapsing' '528491' 'Waiting For A Train'등, < 인셉션 >의 사운드트랙에는 유려한 멜로디나 테마가 존재하지 않는, 단조로우면서도 비슷하게 느껴지는 스코어가 다수의 트랙을 차지한다. 이곡들은 마치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단순한 리듬을 나열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바로 앞서 언급한 샹송 'Non, Je Ne Regrette Rien'의 도입부를 변주한 것이다. 특히 사운드트랙 앨범의 첫 곡 'Half Remembered Dream'의 스멀스멀 다가오는 듯한 도입부는 영화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에 엔드 크레딧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 절묘한 변주와 배치로 인해 음악만으로도 충격적인 반전을 만들어낸다.
일반적으로 엔드크레딧의 역할이란, 끝없이 스크롤되는 스탭정보의 나열이 상식적인 합의라면 < 인셉션 >은 예상치못한 한스짐머의 음악연출로 인해 방심(?)하고 있던 관객들에게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함을 제안했다.
어디까지가 꿈이고 어디까지가 현실인가? 영화 속의 주인공은 과연 꿈에서 깨어나기는 한 것인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그 해답에 해당하는 마지막 열쇠를 영상으로 설명하지 않고 한스 짐머의 음악을 통해 건넨 것이다. 그리고 그 열쇠를 받아든 관객들의 해석은 영화의 줄거리처럼, 끝없는 무한루프처럼 흥미롭고 창의적인 담론을 형성했다. 영화 < 인셉션 >의 세계관을 확장시킨 숨은 공로는 바로 음악이었다.
-트랙리스트-
[01:12] 01. Half Remembered Dream
[01:55] 02. We Built Our Own World
[02:28] 03. Dream Is Collapsing
[03:43] 04. Radical Notion
[07:44] 05. Old Souls
[02:23] 06. 528491
[04:54] 07. Mombasa
[02:28] 08. One Simple Idea
[05:04] 09. Dream Within a Dream
[09:30] 10. Waiting for a Train
[03:25] 11. Paradox
[04:35] 12.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