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끌어준 릴 웨인은 약 삼 년 전부터 드레이크가 오히려 자신보다 낫다고 주장해왔다. '나도 노래를 만들 수 있지만 드레이크는 R&B 아티스트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노래를 잘한다'며 치켜세웠다. 본인도 그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랩과 노래로 성공한 최초의 뮤지션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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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 테이프 만들던 시절부터 랩과 노래를 병행했다. 결국 릴 웨인의 영 머니에 영입되었고, 순식간에 'Forever'와 'Best I Ever Had'로 존재감을 각인시킨다. 2009년, 촉망받는 신인으로 출발해 지금까지 넘어진 적 없다. 1, 2집을 100만장, 200만장씩 팔면서 2012년에 그래미도 수상한다. 매번 성공적이었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논란의 대상이 됐다. 힙합 신에서 그의 노래는 납득할 수 없는 매력이었다.
앞서 언급한 그의 발언이 오만하다고 지적한 이유는 그런 래퍼들이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아웃캐스트의 안드레 3000, 넬리, 퍼렐 윌리암스 등 수두룩하다. 그들과 달리 드레이크의 노래가 큰 논란거리였던 이유엔 '감성'이 있다. 여성스럽다. 남성성이 강조되는 힙합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자존심 강한 Yeezus, 카니예도 작년 여름, 힙합 신의 정상에는 드레이크가 있었다고 인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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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니예도 2008년 말에 발표한 < 808s & Heartbreak >에서 노래 불렀었다. 여려 팬들 당황시켰다. 오토튠으로 시류에 편승하는 동시에 부족한 가창력을 가렸다. 차가운 기계 목소리가 어머니를 여의고, 약혼녀와 이별하게 된 상황에 들어맞았다. 이때의 마음으로 그는 드레이크의 첫 번째 정규앨범에 일부 참여하게 된다.
그런 감성, 그런 음악들을 드레이크는 부드럽게 집대성했다. 동물적인 느낌으로 흥얼거리던 이전 래퍼들의 노래보다 나아갔다. 세세하게 감정 표현해서 'Shut it down' 같은 슬로우 잼도 소화했다. 편곡 또한 남다르다. 전자적인 사운드로 빈티지하게, 하지만 트랜디하게 표현했다. 여러 방면에서 새로웠다. 이후에도 그는 특유의 센스와 함께 하던 음악, 부드러운 힙합을 고집한다. 대단하지만 단지 그 고집만으로는 이 글을 쓰지 않았다. 이유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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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이크는 R&B/힙합 신에 큰 흐름을 만들었다.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창조한 것은 아니지만 큰 영향 끼쳤다. 몽환적인 신시사이저에 우울하게, 힘 빼고 부르는 노래가 지금의 PBR&B다. 하나의 시류였다. 그 스타일의 형태를 잡고, 수면 위로 떠올려 사랑받은 아티스트가 프랭크 오션과 미구엘이다. 둘 다 55회 그래미 어워즈, < Best Urban Contemporary Album >의 후보였으며(프랭크 오션의 < Channel Orange >가 수상했다) 어셔, 크리스 브라운 등 기존 R&B 뮤지션들도 시도하게 만들었다. PBR&B의 매력엔 그 정도 파급력이 있었다. 래퍼들 사이에서도 드레이크 후에 마음 편하게, 노래해도 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 Thank Me Later >, 데뷔작 제목처럼 드레이크에게 후에 감사하게 되었다.
큰 변화를 뿌리고 다니다 3집에서 자신을 빛낸다. 본인 음악에 뿌리 두고 있는 PBR&B를 차용하고 트랜드와 결합했다. 영리하다. 트랩 리듬과 피치 다운된 랩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논리적인 이유들을 제하더라도 음악 자체가 좋다. 'Started from the bottom'과 'Hold on we're going home'이 입증한다. 유기적인 걸작 앨범, 드레이크는 다시 한 번 증명했고, 이젠 모두가 인정한다.
그 세 번째 앨범 제목이 < Nothing Was The Same >, 많은 것이 변했다. 힙합계 이단으로 보던 시각에서 슈퍼스타가 되기까지, 틀을 깨는 선구자들의 숙명이다. 결국 상황은 뒤바뀌었고 승리했다. 여전한 건 노래하는 래퍼, 드레이크다. 올해 여름, 2014 MTV VMA에서 < Best Hip Hop Video >로 그의 'Hold on we're going home'이 꼽혔다. 그는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힙합 부문에서 수상한 이 노래는 힙합이 아니라며 여러 사람 불만스러워 할 거야. 그런데 맞아, 난 모두를 속인거야. 래퍼들, 내년엔 행운이 따르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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