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록이란 단어는 1994년 사이먼 레이놀즈가 매거진 < Mojo >에 기재한 바크 싸이코시스(Bark Psychosis)의 < Hex >의 리뷰에 처음 등장했다. 그는 포스트 록을 '록의 기악법을 록이 아닌 다른 장르를 목적으로 사용하고, 기타의 리프나 파워코드보다 음색과 질감을 강조한 록'이라고 정의했다. 단어의 등장은 비록 1994년이지만, 그 전에도 포스트 록의 형태를 띠는 음악들이 있었다.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60년대의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드론 뮤직(Drone Music)이 있다. 'Loop'란 곡을 들어보면, 거의 소음에 가까운 저음의 기타 사운드가 반복된다. 보컬은 물론, 코드의 변화도 없다. 곡에서 느껴지는 것은 오직 기타의 질감이다. 온통 노이즈로 도배된 이 실험작은 포스트 록의 첫 탄생으로 인용된다.
여기서, 포스트 록이 강조하는 질감이란 무엇일까? 보통 질감이란 단어는 물체의 외부적인 성질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된다. 손으로 어떤 물체를 만질 때 느껴지는 거칠다, 부드럽다 등 여러 가지 인상들이 바로 질감에 해당된다. 물체가 아닌 음악에서의 질감 또한 비슷한 의미로 작용하는데, 손이 아닌 귀로 느껴지는 사운드가 가져다주는 단면적인 결의 느낌들이 바로 질감이다. 포스트 록에서의 질감이란 대부분 기타의 질감에 해당하는데, 기타의 음을 길 게 늘리거나, 다른 악기들을 배제함으로써 기타의 질감을 강조한다.
이러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질감'이 포스트 록의 씨앗을 심었다면, 수분과 햇빛의 역할을 한 것은 1988년, 아트 록과 뉴 웨이브에서 파생된 톡 톡(Talk Talk)의 < Spirit Of Eden >과 1991년, 매쓰 록(Math Rock)에서 나온 슬린트(Slint)의 < Spiderland >이다. 이 두 앨범 모두 록의 요소들을 각각 다른 장르를 표현하는데 사용되었다는 점에 90년대 포스트 록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위의 포스트 록 밴드들은 각각 얼터너티브 록과 프로그레시브 록에서 파생된 드림 팝(Dream Pop)과 스페이스 록(Space Rock) 등 포스트 록의 요소들과 교집합을 이루는 여러 세부 장르들로 분류되기도 한다.
-포스트 록 밴드-
토터스(Tortoise)
스테레오랩(Stereolab)
바크 싸이코시스(Bark Psychosis)
문쉐이크(Moonshake)
프램(Pram)
쿨 데 삭(Cul de Sac)
스타스 오브 더 리드(Stars Of The Lid)
모과이(Mogwai)
갓 스피드 유 블랙 엠페러(Godspeed You! Black Emperor)
시규어 로스(Sigur ros)
익스플로전스 인 더 스카이(Explosion In The Sky)
디스 윌 디스트로이 유(This Will Destroy You)
모노(Mono)
갓 이스 애스트로넛(God Is Astrona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