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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 올해의 인디 앨범
      • DATE : 2015/12   |   HIT : 18107
      • by 김반야

      • 발매된 앨범의 '양'만 본다면 인디씬은 팽창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작에 비해 소비, 그리고 시장의 크기는 도리어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탑밴드3'나 '네이버 뮤지션 리그' 등 인디 음악과 대중이 만나는 플랫폼은 제법 갖춰졌지만 씬에 대한 관심이나 집중도는 오히려 분산되었다. 공연 쪽도 새로운 관객의 이입이 별로 늘지 않았다. 점점 비대해진 대규모 페스티벌은 여전히 '해외 뮤지션 모시기' 에만 열을 올렸고, 적자에 허덕이며, 관객의 주머니를 털었다. 상품의 이름을 딴 듣보잡 페스티벌도 간헐적으로 등장했지만 이들의 이름을 내년까지 볼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여 참신한 기획들은 괄목할 만한 결실이다. '라이브클럽데이'가 4년 만에 부활했고 '레코드 페어', '탕진시장' 등 공연과 페어(fair) 형식을 결합한 기발한 공연이 큰 사랑을 받았다.

        섣부른 낙관은 독이 되는 시대다. 음악씬의 난제는 여전히 앞을 가로 막고 서 있다. 그럼에도 많은 명작들이 탄생했고, 이는 한 해를 버티는 기쁨이 되었다. 앨범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문득 10년 전 신해철의 말이 생각났다. “진정한 의미의 창작이 고갈된 21세기 음악계에선 원액 제조자 보단 블렌딩 기술자가 대우를 받는 법이다.” 새삼스럽게 그의 말을 끄집어내는 것은 올해 인디 음악을 집약적으로 축약한 단어가 바로 '블렌딩'이기 때문이다. 세부 장르를 구별하고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만큼 '배합'으로 창작물이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이는 단순히 장르에 한정 짓는 말은 아니다. 기존의 형식에 자신의 개성을 어떻게 덧입히느냐가 관건이다. 2015년 블렌딩이 잘 된, 그래서 컬러와 스타일이 단연 돋보이는 10장의 명반을 모았다.



        “출구가 없다고 전해라. 신스팝”
        대중음악 전반에서 대세로 호령하고 있는 전자음악의 영향은 인디 씬에도 그대로 직결된다. 일렉트로닉 음악을 기반으로 록과 팝의 요소가 가미된 신스팝 앨범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이런 종류의 앨범은 '신스팝'이라는 단어로 묶기에는 너무나 광범위하고 다양하다. 이 중에서 변화와 독창성, 그리고 깊이가 있는 앨범 세 가지를 추렸다. 먼저 바이바이배드맨의 < Authentic >이다. 바이바이배드맨은 2011년 데뷔 이래 영국 매드체스터 사운드를 구현해왔다. 하지만 'Young wave'라는 타이틀처럼 달콤한 신디사이저를 록사운드와 결합시키며 완전히 자신의 행로를 틀어버렸다. 특히 한국 인디 씬에서 일렉트로니카의 개시를 알린 글렌체크의 김준원이 프로듀싱을 하면서 눈치만 살피는 우회가 아니라 완전히 새출발을 했다. 하얀 눈이 생각나는 독특한 사운드 질감을 가진 크랜필드의 < 파란 그림 >도 빠뜨릴 수 없다. 생동감이 넘치는 소리와 메시지는 '파랑색'을 한 폭의 그림으로 만든다. 5곡 밖에 들지 않았지만 '파랑'을 주제로 한 앨범은 촘촘한 구성과 크랜필드 표 사운드로 가득하다. 그들은 드림 팝과 포스트 록의 공간감에 쉽게 들어오는 멜로디를 조합할 줄 안다. 문학적인 가사와 그것을 심플하고 선명하게 채색한 제목 ('파이로', '파랗네', '코발트', '표류기', '파랑새')의 센스가 출중하다. 조금은 덜 친절하지만 그래서 눈길이 더 가는 힙스터 밴드도 있다. 트램폴린의 < Marginal >이 이런 앨범이다. 새로운 음반을 낼수록 한명씩 늘어가는 멤버들. 뭐 덕분에 연주는 한층 풍성하고 리얼 악기의 비중도 커졌다. DJ소울스케이프의 프로듀싱까지 더해지면서 한층 사운드의 균형감도 잡았다. 작업 방식도 완전히 달라졌다. 혼자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던 방식에서 밴드가 함께, 케미스트리를 통해 만들어지는 방법이다. 사라져가는 것에 대해 노래하고, 주인공이 아닌 주변인에 포커스를 맞춘 것도 범상치 않다.

        "2015년형 포크의 얼굴”
        꾸미지 않아서 단아하고,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움. 통기타 위로 써 내려 가는 일기 같은 가사, 단출한 코드 구성은 어느새 홍대 앞에서 가장 많이 목격하게 되는 포크 뮤지션의 모습이 되었다. 장르를 더하고 사운드의 폭을 넓히는 것은 포크도 마찬가지다. 부산 사나이 김일두의 < 달과 별의 영혼 >은 호젓이 기타 하나만 손에 움켜쥐고 있지만 거침없이 질주하고 공격하는 펑크정신을 담는다. 그는 면전에서 위선적인 세상과 가식의 인간사를 역겨워한다. “초인적인 이기심으로 그저 그런 똥구녕에나 있을 법한 화평이나 핥고 끝나 버릴까?”라며 거침없이 욕을 내뱉고 “주님, 계시긴 한 거죠?"라며 하늘에 짱돌을 던진다. 목소리마저 단단하다. 읊는 건지 부르는 건지 저음의 명료한 발음은 문장 하나마다 쐐기를 박아 가슴을 요동치게 한다. 김일두의 음악이 마초의 포크를 보여준다면 그 반대편에는 김사월의 포크가 있다. 그는 직접적인 노랫말보다는 암시적인 표현을 쓰며 자늑자늑하게 노래한다. 작년 인디씬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김사월 x 김해원의 < 비밀 >의 베일을 한 꺼플 벗겨내면 김사월의 앨범 < 수잔 >이 수줍게 앉아있다. 여전히 야릇하고 신비한 분위기가 안개처럼 뿌옇게 흩어져 있다. 소녀와 여자의 경계. '수잔'이라는 오묘한 캐릭터의 시선으로 현대의 서울을 노래한다. 그는 프랑스와즈 아르디(Francoise Hardy)와 닮은, 시크하지만 청순하고 순수하지만 순진하지 않다. 민낯처럼 보이지만 세세한 터치가 돋보인다. 일렉 기타와 현악과 관악들이 화사하고 풍성하게 단장했다. 김사월의 솔로앨범은 그의 '색다른' 캐릭터를 다시 한 번 각인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초현실의 음악, 대놓고 아방가르드“
        견고하게 쌓인 형식의 벽은 답답하지만 이를 허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준과 벗어난, 그래서 수상하고 낯설게 비춰지는 아방가르드에 어떤 이는 환호하고 어떤 이는 탄식한다. 호불호와 취향을 떠나 이상하고 기이한 작품들은 질서를 흐트러뜨리고 '보통'에 균열을 꾀한다. 그리고 미미하나마 이런 실금들이 미지를 개척하는 포문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 가장 실험적인 색소포니스트로 꼽히는 김오키의 <격동의 시간 여행>은 그 제목부터 특이하다. '쓰리 김박사와 서조교의 시간여행'부터 '나는 불현듯 겨드랑이가 간지럽다'를 지나 '이미 정해져 있지 않기를'까지. 제목들이 소설의 한 단락처럼 서사를 담는다. (하지만 정작 음악은 가사 하나 없는 연주곡들이다.) '하고 싶은 말'에서는 형제의 대화로 앨범의 '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형과 동생은 '데모'와 '시국'과 '민주주의'와 '빨갱이'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핏대를 높이며 싸운다. 이 광경, 낯설지가 않다. 가족의 화합을 깨뜨리는 금기어, 정치와 사상에 대한 이야기다. 앨범은 내내 '격동'한다. 이는 마치 과거의 '역사'같지만 사실 2015년 오늘도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교과서에 도통 이런 혼란과 부조리가 낯설지 않다. 김오키가 사운드를 뒤흔들고 꼬아버렸다면 공중도덕은 치대어 잔뜩 늘여놓았다. 공중도덕의 < 공중도덕 >은 마치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나듯, 한여름 장판에 살이 늘어붙듯, 끈적끈적하고 처진다. 로 파이 사운드 안에서 마구 어질러져 있는 노이즈는 꼼꼼히 살펴보면 나름의 위치에 잘 드러누워 있다. 평생 환청을 듣는다는 비치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Brian Wilson)의 머릿속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귓가에 맴도는 이명들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고막 속에서 부스럭거린다. 구성이나 전환도 느슨하고 두서없다. 덕분에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데면데면하고 새롭게 느껴지는 기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We're Back”
        밴드의 귀환도 많았다. 특히 반가운 얼굴은 한국 최초의 데스 메탈 밴드로 불리던 '스컨드럴'과 '사두'에서 기타를 치던 이명희, 그리고 '시드'와 '투견'에서 활동하던 보컬리스트 김창유가 중심이 된 '블랙 메디신'이다. 드림팀은 중량감부터 다르다. 회색은 존재할 수 없다. 모처럼 만의 수컷 냄새나는 헤비하고 블루지한 < Irreversible >은 메탈 팬들의 단비가 되어 온갖 간증을 쏟아내게 만들었다. 구석에서 잔뜩 웅크리고 있던 록의 자존심도 조금은 지켜 주었다. 3년 만에 갤럭시 익스프레스도 돌아왔다. 큰 사건 뒤에 공식적으로 돌아온 그들의 고민은 4집 < Walking On Empty >에 그대로 담겨있다. 철로는 끊겼고 그 앞에서 급정거한 그들은 곤두박질한 자리에서 참 많은 고뇌를 했을 것이다. 그동안 라이브 앨범인 것 같던 날 것의 녹음에서 이번에는 믹싱, 프로듀싱에 심혈을 기울였다. 때문에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말쑥하고 단정해졌다. 가사마저 성숙하고 얌전하다. 그 전이 미친 듯이 날뛰었다면 이번엔 좀 천천히, 주변을 살펴가며, 걸어 볼 것이라고 한다. 어쩌면 예전의 그들의 똘기가 그리워지는 이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첫 트랙 '날 내버려 둬'부터 소리 높여 선포한다. “떠나가 버린 시간 속에서 사라져 버린 나를 찾지 마. 너의 눈에 비친 지금 이 순간만이 진짜 나 일뿐인데”

        “인디, 영원한 수혈의 영토”
        마지막으로는 익시의 앨범 < NeverEnding Tales >를 꼽았다. 이들은 올해 처음으로 데뷔 무대를 가지는 젊은 피다. 신예의 첫 앨범이 탄탄하고 야무지다. 전 트랙이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는 것이 경이롭다. 포크 음악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니카, 사이키델릭 팝 등 수많은 장르를 모두 뒤섞었다. 하지만 이런 시도가 조악하거나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옹골차고 신선하다. 한 방울씩 응축시킨 고농도의 음악들은 사운드나 연주, 보컬 전반적인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다. '익시'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한다. 어쩌면 아직까지 이들의 정체, 아니 정체성을 찾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흐트러짐 없이 심플하게 재단할 줄 아는 기술력은 이들의 이름을 계속 곱새기게 한다.


        앨범 리스트
        김오키 <격동의 시간 여행>
        공중도덕 < 공중도덕 >
        크랜필드 < 파란 그림 >
        김일두 < 달과 별의 영혼 >
        바이바이배드맨 < Authentic >
        블랙 메디신 < Irreversible >
        갤럭시 익스프레스 < Walking on empty >
        트램폴린 < Marginal >
        김사월 < 수잔 >
        익시 < NeverEnding Tales >
      • 2015/12 김반야(10_b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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