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실 1970년대 초반은 밥 딜런, 조안 바에즈, 주디 콜린스로 대표되던 저항적 포크 록 패러다임이 점점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하던 시대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류 저항 가수에 비해 10년 정도 늦게 활동을 시작한 레논은 새로운 거점 뉴욕 그리니치빌리지 아파트에서 반체제 운동가들과 교류를 나누며 록 정치학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다. 만들어진 앨범은 포문을 알리는 'Woman is the nigger of the world'의 급진적 페미니즘으로부터 1971년 미국 아티카('Attica') 감옥 폭동 과잉 진압, 1972년 북아일랜드 피의 일요일('Sunday bloody Sunday'), 탄압받는 반체제운동가 구제('John Sinclair')를 넘어 마지막 곡 'We're all water'까지 보편적 인류애의 실천까지 여러 메시지를 꽂아 던지며 실천을 촉구한다.
메시지와 이미지 합일을 위해 그가 택한 음악 제작 방식은 여러 장르들의 루츠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가장 잘하는 로큰롤을 기저에 두고 공동 프로듀서인 필 스펙터의 '소리의 벽(Wall of Sound)' 도움을 받아 생기를 얻어냈다. 'Sisters, O sisters'의 레게나 'John Sinclair'의 블루지한 기타연주는 리듬을 부각해주는 리버브가 덧칠되어있지 않았다면 쓸쓸히 들릴 여지가 많았다. 습기찬 신시사이저 연주가 앰비언트 분위기를 조성하는 'Born in a prison'과 펑크(Punk)를 넘어 뉴웨이브를 연상시키는 'We're all water'까지 곡들의 개성은 살아 숨쉰다.
앨범의 두 번째 장은 보다 날 것을 담음으로 날이 서있다. 조지 해리슨과 함께 진행한 런던 라이세움 극장 공연과 프랭크 자파의 마더스 오브 인벤션(Mothers of Invention)과 함께한 뉴욕 필모어 이스트 공연의 실황이 실려 있다. 후반부 중구난방으로 달리지만 전체적 합을 뽐내는 'Cold turkey', 재즈 스타일 잼에 전위적으로 뒤흔드는 오노의 보컬을 얹은 'Don't worry kyoko', 단순 가사의 반복으로 주제를 전달하는 'Scumbag'처럼 레논이 그리던 예술세계를 엿볼만한 곡들이다.
< Plastic Ono Band >에서 어머니에 바치는 울부짖음으로 본인 내면 가족애의 부재라는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 Imagine >에서 평화를 상상해보라며 치유의 결과물을 대중으로 넓힌 그는 이 앨범을 통해 사회참여를 직접적으로 독려함으로 음악적 지평을 확장한다. 결과적으로 앨범에는 'Revolution', 'Give peace a chance', 'Power to the people' 등 보통 사람들이 레논과 혁명이라는 개념을 연결할 때 떠올릴 만큼 유명세를 얻은 곡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시 대중에게 '상상',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였던 것이다.
-수록곡-
Cd 1.
1. Woman is the nigger of the world

2. Sisters, o sisters
3. Attica state
4. Born in a prison
5. New York city
6. Sunday bloody sunday

7. The luck of the Irish
8. John Sinclair
9. Angela
10. We're all water

Cd 2.
1. Cold turkey (1969.12.15. London Lysyum Theatre Live)

2. Don't worry Kyoko (1969.12.15.)

3. Well (1971.6.6. New York Filmore East Live)
4. Jamrag (1971.6.6.)
5. Scumbag (1971.6.6.)
6. Au (197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