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진득한 블루스 냄새가 나는 노래가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은 1974년, 두비 브라더스의 'Black water' 이후, 16년만이었다. 1990년 봄에 2주 동안 넘버원을 지킨 캐나다 여가수 알라나 마일스의 'Black velvet'은 당시 그의 남자 친구였던 작곡가 크리스토퍼 워드가 1987년에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인 미국 남부에 위치한 멤피스를 방문하고 나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Black velvet'도 다른 가수들이나 노래들처럼 로큰롤의 황제로부터 일정 지분 채무를 지고 있는 셈이다.
1990년 그래미에서 최우수 여성 록 보컬 부문을 수상했고 주노 어워드에선 올해의 노래로 선정된 'Black velvet'은 사실 비운의 사생아가 될 뻔한 노래였다. 알라나 마일스는 이 곡의 데모 테이프로 아틀랜틱 레코즈와 계약했지만 알라나 마일스의 버전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음반사는 꼼수를 쳤다. 로빈 리라는 컨트리 여가수에게 'Black velvet'을 녹음하게 해서 싱글로 발표한 것. 불과 두 달 사이에 알라나 마일스의 블루지한 'Black velvet'과 로빈 리의 'Black velvet'이 경쟁하게 된 것이다.
결과는 알라나 마일스의 완승. 빌보드 넘버원과 그래미 수상이라는 승전보 외에도 2005년에는 미국에서만 100만 번 이상 방송됐음을 확인받아 1990년대를 빛낸 명곡이자 1990년대를 대표하는 원히트원더 가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