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걸그룹임에도 불구하고 '예쁨'보단 '멋짐'을 추구한다. 누구나 여성으로서 예뻐지고 싶은 것은 매한가지이고 국내 아이돌 시장에서는 대부분 그러한 욕구에 부합하여 일반 여성들이 대리만족할 수 있는 뛰어난 미모의 걸그룹을 출범시키곤 했다. 그것이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의 니즈까지 포용할 수 있는 해답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애니원은 외모적으로 이러한 상투적인 공식을 벗어난다. 또 음악적으로는,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일반적인 사랑을 노래한다. 어떠한 사랑에는 쿨하게 대처하면서도 때때로 외로운 사랑을 노래하며 여성들의 마음을 다각도로 대변한다. 대중들은 그녀들에게 동질감을 형성하고 힙합의 솔직함을 정신적 지주로 삼아 자신감을 얻는다. 같은 우상화(Idolize)이지만, 외적 우상화가 아닌 공감적 우상화인 것이다.
I think I'm ugly
And nobody wants to love me
Just like her I wanna be pretty I wanna be pretty
Don't lie to my face tellin' me I'm pretty
- Ugly 中, < 2NE1 2nd Mini Album >
And nobody wants to love me
Just like her I wanna be pretty I wanna be pretty
Don't lie to my face tellin' me I'm pretty
- Ugly 中, < 2NE1 2nd Mini Album >
|
이러한 기획을 기반으로 한 여성시점의 노랫말과 메시지는 다양한 톤의 음악과 합세하여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한다. 'Fire', '내가 제일 잘 나가'와 같은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곡들은 당당한 여성을 상징하며 요즘 유행하는 '걸크러시'를 연상시킨다. 이렇듯 파워풀한 곡을 선보임과 동시에 'I don't care', 'Lonely' 등의 노래들을 통해서 어쿠스틱한 감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댄스, 발라드, 록 등 여러 장르를 섭렵하는 스펙트럼의 기저에는 프로듀서 테디(Teddy)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
페리(Perry)의 바톤을 이어받아 YG의 대표 작곡가로 등장한 테디는 투애니원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각각 두 장의 미니앨범과 정규앨범, 싱글까지 투애니원의 모든 곡에 참여한 그는 최신 유행하던 일렉트로니카 흐름에 적확히 합류하여 원타임(1TYM) 이전부터 장착한 힙합 감수성을 마음껏 뽐내기 시작했다. 한번 들으면 귀에 달라붙는 멜로디는 대중적 취향을 파악하는 그의 음악적 감각이 절정에 달했음을 보여줬다. 투애니원이 지닌 카리스마를 강조함과 동시에 정반대의 여성적 감정 또한 영리하게 표현해내는 그의 능력이 감탄스럽다. 투애니원의 성공이 온전히 테디의 성과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상호불가분의 관계인 것만은 확실하다.
투애니원 각자의 재능은 이러한 테디의 프로듀싱과 결합하여 훌륭한 음악적 성과를 달성해낸다. 씨엘(CL)의 랩과 카리스마, 박봄의 알앤비적 음색, 공민지의 낮은 목소리 톤과 춤, 산다라박의 미성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이러한 하모니와 더불어 음악 외적으로 활용된 방송매체의 협력은 대중들이 투애니원에게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통상 완벽해 보이려는 일반 연예인들의 이미지 메이킹과는 달리 그녀들은 < 2NE1 TV > 등의 매체를 통해 외적 혹은 내적인 장단점을 대중들에게 드러냈고, 이를 통해 발휘된 개성은 네 명이 각각 다른 지점을 차지하여 모든 이들이 동감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냈다.
|
최근 YG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만료 이후 공민지가 탈퇴를 선언했다. 박봄의 마약 밀반입 논란 이후 또 한번 큰 위기를 맞이한 투애니원(2NE1)이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내가 제일 잘 나가'로 스웨그를 뽐내고, 'Lonely'로 외로움을 표출하며, 'Ugly'로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심정을 드러냈던 것처럼 힙합이란 이름아래 다시 노래할 투애니원의 목소리를 기다려본다. 우리는 그녀들의 평범함에 공감하고, 그 안의 특별함에 희망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