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사이키델릭 성향이 정점에 이르던 시기에 그들의 음악은 '보통 사운드'의 승리였다. 소위 말하는 '약발'이 없는 음악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환각적이고 몽환적 사운드가 아닌 맨 정신의 깔끔한 음악을 선보였다. 사이키델릭의 성지이자 히피의 모태 캘리포니아 출신 밴드가 들려주는 댄서블한 로큰롤 사운드는 당시 베트남전으로 야기된 암흑의 시대에서 또 다른 음악적 흡입력을 쟁취했다. 초기 로큰롤 사운드에 덧 댄 진한 블루스의 향취는 경쾌한 비트를 만들어냈고 이에 더한 사회 비판적 가사는 이질적 매력으로 듣는 이에게 해방감을 선사했다. 글자부터 '시골'스러운 근사한 스왐프록 (swamp rock)의 활용이었다.
성공의 중심에 있어 밴드의 리더이자 보컬 존 포거티의 역할은 중대하다. 사실 그의 밴드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음악 속 포거티의 세력은 거대했다. 1941년 영화 < The Devil & Daniel Webster >에 영향을 받아 사회를 비판적으로 묘사한 'Bad moon rising', 그의 실패한 결혼생활을 담백하게 녹여낸 'Wrote a song for everyone' 등 포거티는 자신의 사고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잘 풀어낼 줄 아는 음악가였다. 더불어 그의 거친 음색은 C.C.R만의 매력과 색을 규정하기에 충분했다.
3집은 이러한 밴드의 성향이 가장 잘 집대성되어있다. 앨범에는 한 가난한 뮤지션의 외침을 그린 'Lodi'(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미국의 정치 사회적 불안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Commotion' 등 사회성 짙은 노래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다. 레이찰스의 곡을 커버한 'The night time is right time' 역시 매번 포함되어 있던 초기 블루스, 로큰롤 가수의 음악을 리메이크함으로써 그들의 정체성을 다시금 되새긴다.
승승장구는 같은 해 발매된 정규 4집 앨범 < Willy And The Poor Boys >까지 무리 없이 이어진다. 1969년 한 해 동안 3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한 것도 놀라운데 이에 더해 밴드는 모두 4개의 골든 싱글을 내놓으며 팝 기네스북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그야말로 대(大)C.C.R의 시대였다. 연일 폭격을 가하던 브리티시 인베이전에 맞서 그들은 미국을 지키는 수문장이나 다름없었다.
존 포거티의 독단적 진두지휘에 형 톰 포거티의 탈퇴가 이어지고 이후 데뷔 5년 만에 밴드는 해체 수순을 밟는다. 짧은 밴드의 연혁과 대비해 앨범은 중요한 무게감으로 역사의 한 축에 선다. 2003년 롤링스톤지 선정 가장 위대한 500대 앨범 95위에 오른 이력은 그들의 강력한 위용을 반증한다. 명쾌한 선율이 가져다준 세계적 대중성과 가사 말에 담긴 사회비판적 발화. 비록 그 마지막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그들의 음악은 끊임없이 회자되며 불멸의 생명력을 뽐내고 있다.
-수록곡-
1.Green river

2.Commotion
3.Wrote a song for everyone

4.Bad moon rising

5.Lodi

6.Cross-tie walker
7.Sinister purpose
8.The night time is righ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