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로 내세웠던 3곡은 모두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의 앨범, 올해의 아티스트로 선정됐다. 수록곡 'All at once'와 같이 갑자기 동시에 찾아온 영예들은 단숨에 국제적인 명성을 거머쥐게 했다. 대성공의 근간에는 비범한 개인 능력에 있다. 가수 지망생이라면 누구든 모방하고 싶었던 독보적인 보컬은 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기교란 무엇일까. 'You give good love'는 해답이다. 들숨과 날숨, 해석과 표현 어느 한 곳에서도 흐트러진 모습이 없다. 어느 한 곳에도 허투루 호흡을 낭비하는 것이 없고 음 하나하나가 면밀히 이어져 팽팽한 텐션을 유지한다. 목소리가 선두로 치고 나오니 나머지 악기들이 분주하게 손발을 맞춰 따라간다. 반주는 그저 보컬을 살리는 고명에 가깝다.
템포를 올려보면 어떨까. 우려는커녕 흔들림 없이 편안하다. 잠깐 등장하는 코러스에게 양보는 없다. 곧이어 이어지는 상쾌한 고음은 'Think about you'를 리드하는 확실한 영역표시다. 'How will I know'에서 계속되는 하이노트에도 무리 없이 수줍은 소녀의 설레는 마음을 명료하게 말한다. 속도의 고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선율 위에서 리듬을 탈 뿐.
넘치는 역량을 주체 못하는 천재 신인은 선배들과의 협업에도 밀리지 않았다. 수록곡 중 3곡이 듀엣이다. 저메인 잭슨 (Jermaine Jackson)과 테디 펜더그래스(Teddy Pendergrass)가 각각 2곡, 1곡씩 참여했다. 곡조와 상관없이 군더더기 없는 모습으로 자신만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신인의 목소리가 품어내기엔 큰 존재들이지만, 탄탄한 기본기와 이해력을 바탕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매끄럽게 풀어냈다.
타고난 재능의 근원은 뮤지션 집안의 가족력에서 나온다. 가스펠 가수인 어머니 씨시 휴스턴(Cissy Houston)과 'Walk on by'로 유명한 디온 워윅(Dionne Warwick)이 사촌이다. 심지어 아레사 프랭클린은 그의 '명예 이모'를 자처했다. 어려서부터 샤카 칸(Chaka Khan), 루 롤스(Lou Rawls) 등 유명 뮤지션들의 백그라운드 보컬로 활동하며 내실을 다졌다. 'Nobody loves me like you do'나 'Greatest love of all'과 같이 오리지널 이상의 인기를 얻은 커버는 남다른 환경 속에서 나온 독보적 곡 해석력이 한 몫 했다.
발라드, 댄스팝,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훌륭하게 소화하며 얻은 대중적 인기는 미디어에서 자행되던 공공연한 금기를 무너뜨리는 쾌거를 이뤘다. 흑인 여성 아티스트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로커 일색의 경직된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며 다양성을 확충했다. 이후 그의 보컬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셀린 디온, 머라이어 캐리 등 걸출한 후배들이 앞다투어 등장했다. < Whitney Houston >은 한 개인의 음악 여정 시작이 아닌 다가올 디바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수록곡-
1. You give good love

2. Thinking about you
3. Someone for me
4. Saving all my love for you

5. Nobody loves me like you do
6. How will I know

7. All at once

8. Take good care of my heart (Duet With Jermaine Jackson)
9. Greatest love of All

10. Hold me (Duet With Teddy Pendergras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