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롤링 스톤즈의 역사적인 < Exile On Main St. >를 패러디하며 '남자들의 영토'였던 1990년대 초 록 음악계에 대한 저항을 선언한다. 그에 더해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성적 표현들로 가득 채운 가사는 남성 위주의 록 씬을 포함해 입양아 여성으로서 그가 겪어 온 모든 억압에 대한 유쾌한 전복이다. 앨범 표지처럼 '대들며' 뱉어대는 상스러운 야한 말들은 패티 스미스의 저항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경쾌한 호흡의 'Fuck and run'부터 몽환적인 'Flower'까지 곡의 분위기를 가리지 않고 그는 거침없이 욕설과 음담패설을 뱉어댄다.
도전적인 가사들에 더욱 힘을 실어 주는 것은 인디 록의 로-파이한 맛을 한껏 살린 단순하기 그지없는 사운드. 초기 네오펑크의 색채가 느껴지는 'Never said'나 흥겨운 개러지 록 'Stratford-on-guy' 등 몇몇 곡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노래가 클린 톤의 기타와 드럼, 베이스라는 간단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앨범의 토대가 되었던 셀프 프로듀스 테입 < Girly-Sound >의 거친 질감을 최대한 보존한 결과다. 장난스러운 스토리텔링을 이어가는 'Dance of the seven veils'는 아예 페이저를 살짝 입힌 기타 한 대로만 노래한다.
'스스로 하라(Do it yourself)' 정신에 충실한 사운드의 앨범이지만 수록곡들의 음악적 완성도는 장비의 한계를 한참 뛰어넘는다. 얼터너티브 록이라는 울타리 안에 사이키델릭 록과 포크, 개러지 록 등이 위화감 없이 녹아 있다. 극단적으로 단순한 비트에 몽환적인 리프를 얹은 'Explain it to me', 무심한 듯 노래하며 귀를 끌어당기는 'Divorce song', 피아노 반주에 드론 사운드까지 가미한 'Canary'까지 앨범 내내 타고난 송라이터로서의 능력을 마음껏 뽐낸다.
흠 잡을 데 없는 음악성과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가사에 날것 그 자체인 사운드, 앨범은 1990년대 초반 수많은 얼터너티브 록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특히 여성 록 인구에게 록 스피릿이 오토바이를 탄 마초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해방감을 전해주었다. 비록 차트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인디 앨범으로서는 드물게 2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렸고, 평단과 매스컴은 이 새로운 얼터너티브 총아의 등장에 열광적인 성원으로 화답했다.
-수록곡-
1. 6'1“

2. Help me mary
3. Glory
4. Dance of the seven veils

5. Never said

6. Soap the Joe
7. Explain it to me
8. Canary

9. Mesmerizing

10. Fuck and run

11. Girls! girls! girls!
12. Divorce song
13. Shatter
14. Flower

15. Johnny Sunshine
16. Gunshy
17. Stratford-on-guy

18. Strange lo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