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장한 모양새를 좇는 보컬 운용에서부터 그러한 경향성이 드러난다. 부적 정서를 표출하는 '바램', '하루만큼 하루만 더' 등에서는 이전 '고백', 'I am here' 만큼의 감수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곡의 절정을 맡는 고음부에서 슬며시 터져 나오는 허스키한 보이스가 그의 호소력을 배가하곤 하였는데 앨범 전반에서 그러한 매력이 모습을 감추었다. '차밍 포인트'를 잃은 보드라운 음색은 밋밋한 감상만을 선사하고 있다.
중복된 앨범구성과 평범한 노랫말 또한 이러한 경향에 한몫 거든다. 가사부터 편곡, 멜로디까지, 정형화된 발라드의 표상인 타이틀곡 '바램'으로 일거에 실망감을 안겨준 그는 전작에 이은 재즈감성을 바탕으로 전작과 되풀이되는 메시지를 나열한다. '새겨울'과 'I do'를 본뜬 '북극곰'과 '푸른끝'이나 일차원적으로 감정만을 나열하는 '그랬을까' 등은 귀 주위를 겉돌 뿐이다. 그나마 그의 장점 중 하나인 눈에 그려지는 듯한 공감각적 가사가 '북극곰', '집이 있었지' 등에 스며들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명맥을 유지한다.
이번에도 겨울의 계절감을 취입하여 돌아온 정준일. 슬픔을 아름다움에 비유한 < 더 아름다운 것 >을 주제 삼아 이별의 정서를 건네보지만, 프로듀싱 전반으로 전형성에 영합한 탓인지 그의 목소리가 진솔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수록곡-
1. 우리 (Feat. YunB)
2. 북극곰

3. 집이 있었지
4. 바램
5. 하루만큼 하루만 더
6. 별처럼
7. 푸른끝
8. 그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