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싱어 송라이터 메레디스 브룩스도 'Bitch'를 발표하면서 큰 인기를 누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38살에 데뷔앨범을 발표한 그는 이 곡으로 4주 동안 빌보드 싱글차트 2위에 머무르며 정상 등극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미에서 최우수 여성 록 보컬 부문과 최우수 록 노래 후보에 올랐고 롤링 스톤스의 공연에서 오프닝 무대를 맡는 등 화려한 반사이익을 누렸다.
'나는 개 같은 년, 나는 연인, 나는 아이, 나는 어머니, 나는 죄인, 나는 성인(聖人).
나는 부끄럽지 않아요.
나는 당신의 지옥, 나는 당신의 꿈.
나는 그 중간에서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당신은 다른 방법을 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나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주세요.'
솔직한 여성의 모습과 복합적인 감정을 노래한 'Bitch'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여성 송가다. 여성 뮤지션들의 득세와 세상과 사회를 삐딱하게 바라보는 얼터너티브 그런지의 분노에 찬 태도는 웅크리고 있던 여성 아티스트가 1990년대에 비상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고, 메레디스 브룩스의 'Bitch'는 그 배경 위에서 날개를 폈다. “그 어떤 여성 기타리스트에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나에게 영감을 준 건 남성 기타리스트다”고 말한 메레디스 브룩스의 기타 연주는 다채로우면서 직선적이다. 비트를 살려주는 커팅도 탁월하고 와와페달을 이용한 후반부의 몰입도 역시 훌륭하다. 2007년까지 음반을 발표했지만 인기를 탈환하는 데 실패한 메레디스 브룩스는 2000년대 이후부터는 제니퍼 러브 휴이트, 셀린 디온, 아나스타샤 등의 앨범과 공연에 기타 플레이어로 등장해 자신의 명성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