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태어난 탐 페티는 로큰롤 마니아였다. 1950년대의 초기 로큰롤부터 1960년대의 밥 딜런, 버즈로 대표되는 포크록과 영국 뮤지션으로부터 시작된 블루스 리바이벌, 1970년대의 컨트리 록과 펑크 등 그에게 영향을 미친 음악의 뿌리는 넓고도 깊다. 이렇게 다양한 음악실험을 완수해 낸 탐 페티는 브루스 스프링스틴, 존 멜란캠프, 밥 시거 등과 함께 중산층과 블루컬러 노동자를 대변하는 가수로 등극했고, 1985년에 시작된 미국 농부를 돕는 자선공연 팜에이드에 출연하는 등 그는 보통의 미국인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마음을 보듬어주는 곡을 만들었고 행동했다. 이것은 북미지역에서 탐 페티의 노래가 절대적임을 증명한 필요충분요건이었다.
밥 딜런처럼 읊조리는 성의 없는 듯 한 보컬, 냉소적인 표정과 까칠한 음색 속에 숨어 있는 인간에 대한 통찰력과 따스함은 탐 페티 음악의 강점이었다. 그의 노래들이 < 제리 맥과이어 >, < 양들의 침묵 >, < 엘리자베스타운 > 등 스크린뿐 아니라 < 심슨 >, < 패밀리 가이 > 같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여전히 빛을 발하며 생명력을 갱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탐 페티가 창조한 음의 세계에는 사람의 냄새가, 우리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예증한다.
빌보드 싱글차트 10위권 안에는 'Don't do me like that', 'Free fallin'' 그리고 플리트우드 맥 출신의 여성 보컬리스트 스티비 닉스와 함께 한 'Stop draggin' my heart around', 이 3곡 밖에 없지만 탐 페티의 업적은 그 상업적 기록보다 거대하다. 1990년대에 붐을 이룬 루츠 록과 2000년대 초반의 개러지 리바이벌에서도 그의 영향력을 발견할 수 있으며 40년 이상을 함께 하며 음악 동료 이상의 존재가 된 기타리스트 마이크 캠벨을 포함한 하트브레이커스 멤버들과의 끈끈한 우정은 멋진 음악보다 위대하고 훌륭한 인간적 협연이었다.
2002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입적한 탐 페티의 66년 삶 중에서 음악과 함께 한 40년은 미국의 보편적 중산층의 생각을 담고, 그들의 심정을 이해해고, 그들의 의견에 동의해 왔던 의롭고 평화적이며 의미 있는 여정이었다. 탐 페티의 사망은 평범한 미국인들에게 자신들의 위대한 대변자를 잃었다는 슬프고 절망적인 사실을 고하는 슬픈 선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