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준이 1989년에 발표했지만 서서히 주목을 받으며 1990년에 인기를 누린 '아마도 그건'은 대기만성 형 히트곡이다. 조미료가 가미되지 않은 슴슴한 음식이 건강에 좋듯 눈에 띄지는 않지만 늘 옆에 있던 사람이 없어진 것에 대한 후회와 그리움을 아름다운 선율에 실은 이 사랑스런 발라드는 은은하게 대중의 마음을 얻으며 사랑받았다.
하지만 곡의 완성도에 비해 최용준의 노래 실력은 그에 비례하지 못했다. '욕실 효과'를 강조한 1980년대의 녹음 스타일인 에코 사운드는 최용준의 불안한 음정과 자연스럽지 않은 호흡조절을 커버해주는 기능으로 작용했다. 이는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아닌 신해철과 그와 비슷한 음색과 창법을 가진 최용준, 두 사람 공통의 약점이다.
1989년에 '아마도 그건'으로 인기를 얻은 최용준은 그 여세를 몰아 1993년에는 프로젝트 록 밴드 K에서 마이크를 잡았고, 2년 후인 1995년에 KBS 드라마 < 갈채 >에서 가수 역을 맡아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20여 년 동안 대중의 가시권에서 벗어나 있다가 최근에 음악활동을 재개했다.